폭풍 전야라는 말이 있다.

큰 사건이 있기 전에는 조용한 법이다.

플라톤의 중년이 나름 평온했던 것은 노년기의 불행에 앞선 마지막 행운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노년의 플라톤은 나름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 새끼가 접근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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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형이야


플라톤에게 디온이 또 접근한 것이다.

여기엔 배경이 있다.

그 당시, 플라톤을 죽일 뻔했던(kill이란 뜻) 디오뉘시오스 1세가 죽고서 그의 아들 디오뉘시오스 2세가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디온이 보기엔 너무 젊었고 그런 디오뉘시오스 2세에게 간신들이 접근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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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겸사겸사 플라톤의 철인정치도 실현시켜 보려 했고.

하지만 플라톤은 주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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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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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ㅊㄱㅊ 나만 믿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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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ㅋ


플라톤은 왜 주저하면서도 따른 것일까?

여기엔 디온의 끝없는 요청과 우정도 있었겠지만 플라톤의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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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가 사형된 이후로 플라톤은 제자들을 기르는 것 외에는 정치에서 일절 손을 뗀다.

하지만 나름의 정치 철학도 있는데 평생 묵혀 두기엔 아까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아테네는 괘씸해서 싫었다.

근데 때마침 시라쿠사에서 이런 요청이?

플라톤이 수락한 것엔 이런 배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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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나라면!


철인정치 붐은 온다..!


이런 플라톤의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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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자신만의 꿈으로 끝났다.



왕이 자기를 초청해 놓고서 말도 안 듣는 금쪽이였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여러 중상모략 속에서 디온은 추방되고 플라톤 혼자만 남는다.

익숙한 기시감..!

일단 플라톤은 나중에 또 오겠다고 약속을 한 뒤, 런을 친다.

물론 약속만이었다.

상식적으로 두 번 속고도 세 번 속는 병신이 있을 리가 없잖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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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톤은 그런 병신이었다


는 말을 하고 싶지만 여기엔 또 디온과 디오뉘시오스 2세의 음모가 있었다.


일단 플라톤은 아카데미에 돌아가서 열심히 철학이나 하고 있었다.

디오뉘시오스 일족을 다시는 믿지는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하지만 디오뉘시오스 2세의 생각은 달랐다.

막상 떠나고 나니까 아쉬웠던 것이다.

플라톤 뽕을 다 뽑지 못한 게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다.

그래서 디오뉘시오스 2세는 플라톤을 다시금 초청하기로 한다.

물론 여기엔 이미지 관리라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플라톤은 병신이 아니었다.

사람이 한 번 속고서도 두 번 속았는데, 세 번 속아주는 것은 진짜 병신인 것이다.

그러나 디오뉘시오스 2세는 플라톤에게 여러 압박을 가해온다.

디온도 자신의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여 부탁도 하고.

사실상 플라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합의(물리) 속에 기원전 361년, 플라톤은 다시금 시라쿠사로 간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디오뉘시오스 2세는 플라톤 철학에 관심이 떨어진다.

심지어 플라톤이 요청했던 디온의 초청까지 무시한다.

플라톤은 떠나고자 간청하나 디오뉘시오스 2세는 다음 해에 들어주겠다고 한다.

다만 그 말을 하면서 플라톤을 자신의 성에 감금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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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도 아닌 남정네와의 얀데레 집착 감금 러브코미디...

플라톤은 이런 감금 라이프 중에 헤라클레이데스, 테오도토스에 관한 음모에 우연찮게 연루되어 신변까지 위협을 받게 된다.

다행히 플라톤은 인맥으로 아테네까지 어찌저찌 런을 칠 수는 있었다.


플라톤은 이제 지쳤다.

나이도 나이지만 가서 개고생만 하다 왔다.

다만 디온은 아니었다.

디온은 디오니쉬오스 2세에게서 반란을 하자고 플라톤을 설득한다.

늙고 병든 플라톤은 중재면 몰라도 그런 쪽은 사양이라고 거절하나 아카데미 학생들의 반응은 달랐다.

아카데미 학생들은 독재자를 쫓아내자는 디온의 말에 이미 넘어가 있었다.


열성에 힘입은 디온은 결국 시라쿠사를 해방하고 이에 뜻밖에도 플라톤도 슈퍼스타가 된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디온이 기원전 354년 암살당한다.

어찌 보면 길었던 우정이 한순간에 끝난 것이다.

그러나 디온이 죽었음에도 시라쿠사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개혁을 바라는 디온의 친지들이 플라톤에게 여전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노년의 플라톤 인생은 절반이 시라쿠사에게 지배되고 있었다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플라톤은 조카딸들의 애들까지 돌봐야 했다.

정말이지 플라톤에게 노년은 고된 것이었다.

그러나 플라톤은 그 사이에도 계속 철학을 했다.

아카데미에 파묻혀 집필과 교육에만 몰두한 것이다.

어쩌면 프루스트가 자신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듯 플라톤도 자신의 삶을 철학으로 바꾼 것일지도 모르겠다.

'법률', '티마이오스' 등의 후기 저작이 이 시기에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플라톤은 그렇게 아카데미에 박힌 채 기원전 347년 세상을 뜬다.

이것이 신조차 모독하는 사상 최대의 천재의, 아니 소크라테스의 평범한 제자 중 하나였던 그의 삶이다.


어쩌면 한 개인으로서 플라톤은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남긴 철학은 영원히 발자취를 남겨 우리에게 남아있다.

그러니 삶의 고뇌를 철학으로 맞바꾼 그의 저작들을 읽어보며 곱씹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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