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예전에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생겨서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를 비롯하여 신들의 계보,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들의 책들까지 한번에 산 적이 있었다. 한동안 책장 속에만 있다 비로소 읽을 때가 된 것 같아서 신들의 계보를 시작으로 그리스 서사시와 비극을 읽어나가보려고 한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도서관과 비슷한 느낌의 책처럼 느껴졌다.
책 속에는 크게 4가지 장이 있다. 신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려주는 <신들의 계보>, 농사의 규칙과 기타 여러 분야를 신과 엮어 설명하는 <일과 날>, 헤라클레스가 키크노스와 전투하는 장면을 담은 <헤라클레스의 방패> 그리고 <여인들의 목록>이 그 내용이다.
<신들의 계보>는 카오스부터 시작해서 티탄 신족, 올림포스 12신, 그리고 그들의 자식과 그 자식의 자식, 각종 무기와 사물에 담긴 설화까지 차례대로 설명해주는데 일단 아는 내용도 많고, 일리아스를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보들만 들어있어서 재밌게 보았다.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의외로 내용만 보면 그렇게 길지 않은데 주석이 엄청 많고 또 길다.
이게 무작정 내용만 그냥 본다고 해서 이해되는 책이 절대 아니라, 다 읽는데 좀 피곤한 감은 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에 제우스랑 티탄들이랑 박진감 넘치게 싸우는 장면들도 있고, 주석 하나하나 읽다 보면 모르는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서 좋았다.
<일과 날>은 헤시오도스가 자신의 형제인 페르세스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자신보다 더 많이 가져가고도 더욱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살지 마라’ 고 훈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 속에는 많이 알려진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나 프로메테우스가 벌을 받기까지의 과정, 시시포스 이야기도 나오는데 전부 다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우리가 왜 일을 성실히 해야 하는지,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근거로써 작용한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써 보자면
티탄족 신인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를 속이기 위해서 인간들에게 줄 살코기는 따로 빼두고 동물의 뼈 위에 내장을 감싸서 제우스에게 건네주는데, 이미 이 속임수를 간파한 제우스가 인간들에게 벌을 내리기 위해 (혹은 프로메테우스를 처벌하기 위한 정당한 명분을 만드려고) 일부러 속아주었고, 결국 프로메테우스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제우스가 인간들에게 내린 벌은 인간들이 먹을 식량을 숨겨 빈곤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헤시오도스는 말한다.
제우스의 형벌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노동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사진은 퍼온 것)
마지막 부분에서 헤시오도스는 이렇게 손수 1년의 농사법을 정리하여 보여주는 극진한 노력을 보여주는데, 얼마나 열이 받았으면 이렇게까지 할까 좀 안쓰러웠다.
나머지 두 작품인 <헤라클레스의 방패> 와 <여인들의 목록> 은 길이가 상당히 짧은데, 헤라클레스의 방패는 싸우는 장면이 많아서 순수재미라 한번쯤은 읽어볼만 하고, 여인들의 목록은 신들의 계보보다 좀 나중에 쓰여지기도 했고 미완인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신들의 계보와 일과 날 이 두 작품은 워낙 많은 정보가 있고, 또 주석으로도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읽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책 자체가 내용이 재밌기도 하고, 모르는 게 나올 때마다 옆에 두고 봐가면서 읽기에 아주 적합한 그런 책인 듯 하다.
일리아스랑 오딧세이아는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호메로스는 신급 레벨의 작가 중 한 명
근데 이런책은 그냥 쭉 읽는거임 아님 필기나 외워가면서 공부하는거임? - dc App
저는 시간이 남아서 8시간정도 쭉 읽은 다음에 해설이랑 다른 분들이 쓴 감상같은거 참고했어요. 중요한 것들은 메모장에 적어놓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