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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 작가의 변칙개체 시리즈, 그 세 번째다. 산타클로스, 피노키오, 이번엔 큐피드. 사실 산타클로스나 피노키오는 초-메이저한www하는 느낌이 있는데, 큐피드는 그에 비하면...... 아, 요즘엔 피노키오도 아닌가? 하여튼 내 입장에선 인지도의 격이 한 단계 내려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작중에 서술된 큐피드는 내 인지도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뭐 작중에서도 "이딴 게 큐피드?"라는 장면이 있었으니 다행인 셈이라고 칠까.
내용은...... 스포일러를 제외하고 말하자면 꿈 속의 '기억의 궁전'이란 곳에서 큐피드와 맞닥뜨린 '나'는 갖은 수를 동원해 큐피드를 제압하고 격리하고자 한다...! 라는 것이다. '꿈'이라는 특성이 활용되긴 했지만, 긴급한 느낌과 몽환적인 느낌 중 전자를 채택했기에 '꿈'보다는 '초자연적 공간'으로 이해되는 편이다. 실제로 그런 공간이기도 하고.
사실 이런 시리즈물 리뷰의 치명적인 단점은 '시리즈물'로서의 특징을 첫 단원에서 파악을 끝냈다면 그 후속 리뷰는 스포일러를 하지 않는 한 리뷰할 거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큐피드 리뷰는 비티 작가도 겸사겸사 다뤄보겠다.
보통 '꿈'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대해서 가장 유명한 접근은 인셉션이다. 약간의 규칙(시간 배율, 킥, 설계자 등)과 무의식이라는 스릴, 초현실적 변화까지. 익숙하다. 이런 방식을 생각하면서 큐피드를 읽으면 조금 미묘하다. 약간의 규칙, 격리개체라는 스릴, 초현실적 변화까지 다 있는데, 방향성이 미묘하달까.
이는 기본적으로 격리픽션 특유의 장르적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산타클로스 때도, 피노키오 때도 느꼈지만...... 이 작가는 아는 게 많고, 그 아는 걸 아낌없이 소설에 반영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느 페이지, 어느 문단을 살펴도 정보 밀도가 큰 편이다.
아예 작정하면 3줄짜리 문단이 체감상 한 페이지 문단처럼 읽히게 만드는 비범함까지. 별로 칭찬의 뜻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그만큼 작가가 압축을 했다는 뜻이다. 바꿔말하면 (작중에서도 전부 드러나는 게 아니지만) 문장에 녹아있는 정보들을 추적하다보면 새로운 사실들, 혹은 감춰진 사실들이 드러나기 마련이란 뜻이다.
다만 산타클로스 때도, 피노키오 때도, 그리고 이번 큐피드 때도 그렇지만, '진상' 자체는 결말부에 드러날지언정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말 그대로 '여기까지 숨겨버리면 너희가 이해하기 곤란하니까 이정돈 풀어줄게'라며 진상을 설명해주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반대로 '난 이미 다 말했으니까 독자는 이정도만 말해도 다 알아듣겠지?'일 수도 있다. 작가란 족속들의 사고 회로를 생각하면 오히려 이 편이 더 적합할지도. ......농담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호불호를 말하라고 하면 나는 개인적으로 불호지만, 이 시리즈에 한해선 '그럭저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면 앞서 말했듯 이 소설의 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그 밀도를 다 풀어내는 시간을 가진다면 저스트 원 아워 시리즈가 아니라 저스트 텐 아워 시리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어느 쪽도 아닌 '나는 모든 진상을 풀어낼 수 있지만 여백이 부족해 더 적지 못했다'가 정답일 수도 있다. 무엇이 진상일지는 작가와 편집부만이 알 길이겠지.
여기서 잠깐, 내가 극초반부에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긴급한 느낌과 몽환적인 느낌 중 전자를 채택했'다고 말했었는데, 지금까지의 내 설명대로라면 이 '긴급한 느낌'을 높은 밀도의 서술로 채웠다는 말이 된다. 어딘가 모순되지 않는가? 밀도 높은 서술로 긴급한 느낌을 낸다고?
다행히 모순되지 않는다. 왜냐면 정말로 긴급한 느낌만 나니까...... 참 아쉬울 따름이지만, 작가의 서술 스타일 자체가 스릴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피노키오처럼 지적 스릴이라면 모를까(사실 이것도 비직관적인 편이라 그 스릴을 온전히 따라가기가 힘들다), 큐피드처럼 몸이 직접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액션 스릴에선 작가의 서술 스타일은 거의 상극...!
호흡을 상당히 깊고 무섭게 내쉬는 작가가 짧고 빠르게, 그리고 가볍게 끊어내야 하는 서사를 소화해내야 하니, 여러모로 작품 곳곳에서 '타협했다'라고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다. 이걸로 처음 읽으면 느껴지지 않겠지만, 산타클로스와 피노키오를 읽고 읽으면 느껴진다(...)
하지만 반대로 신선함도 있었고 어쨌든 '느낌'을 내는 데엔 성공했으니 거기에 나오는 재미도 있었던 만큼 최종적인 평가는 '괜찮음'이 되겠다.
유머 센스 빼고. 전부터 느낀 거지만 참 이 작가의 유머 센스는 나랑 안 맞는다......
똥믈리에추
똥믈리에까진 아님
된장이었네
@스터브 격리픽션 좋아하면 변칙개체 산타클로스부터 찍먹해도 좋음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