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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 멍청하다고 한다! 오거 멍청하다! 오거 율리시스를 읽고 종교와 국가주의같은 표면적인 주제밖에 이해 못했으며 제임스 조이스를 모더니즘의 거장으로 만드는 존재의 연민같은건 이해하지도 못했다! 이대로 가다간 오거 피네간의 경야는 이해조차 못할 거다!"



remorse of conscience는 양심의 가책이 맞겠지만, 어찌 됐건 이 오역에 관해 나는 꽤나 긍정적인 입장이다.


조이스는 인간을 연민한다고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율리시스에서 난 그리 느꼈다.


율리시스를 보면 등장인물들은 도덕적이지도, 선하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작품의 핵심 주제인 사랑이 부각된다.


로터스 먹는 종족이 있듯 인간은 아편처럼 사랑을 갈구할 수밖에 없다.


13장 나우시카에서 블룸이 말했듯 인간은 사랑에 허덕이는 존재다.


Love, lie and be handsome for tomorrow we die.


내일이면 우린 죽을 테니, 사랑하고, 거짓말하며 잘생겨라.

—13장 나우시카 중



이런 죽음은 디그넘에게 특히 부각된다.


하데스 장은 그의 장례식일 정도니까.


그러나 오뒷세이아에선 저승에 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나, 율리시스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남겨져 있을 뿐.


어느 장인지는 모르겠다만 디그넘의 어린 아들이 아버지가 죽었다며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에게 사랑하는 아버지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이런 죽음은 블룸과 스티븐에게도 적용된다.


블룸은 루디를, 스티븐의 어머니를.


각각은 죄책감을 앉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들의 온기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일은 없다.


율리시스는 인간의 죽음과 그렇기에 더욱 애달픈 사랑을, 그럼에도 계속 사랑을 먹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따스이 그려낸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