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재미있게 읽은 것과는 별개로, 이영도의 문장이 상당히 장황한 서술의 읽기 힘든 문장이 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런 문장의 구성이 독자에게 있어 각 문장과 글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면,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방법으로 작용하였단 생각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스탐'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극으로 시작하는 글이지만 그 판타지적 설정이 추리과정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사실 추리 파트가 글 전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에 가까운데, 왜냐하면 이 글의 본질적인 장르는 추리보단 작가적 고뇌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
이야기가 어스탐 경의 죽음을 기반으로 한 추리극인 듯 하다 중간즈음부턴 그가 쓴 글에 대한 쟁탈전으로 바뀌고, 마무리 부분에서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중간중간 삽입되는 '실제와 다소 다를 수 있는' 극본 파트 역시 다소 메타적으로 창작물임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 이 글이 작가와 글에 대한 이야기임을 와닿게 만든다.
또한 글에서 나타나는 판타지적 요소는 이름에 담긴 힘이나 파멸을 부르는 보물 등에서 크툴루적인 요소를 느끼게는 하지만, 전체적으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느슨한 세계관에 가까워 이 작가와 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무대장치로서 활용되었음을 느낀다.
글에서 묘사하는 작가적 고뇌-작가가 겪는 글쓰기의 고독함이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은 글을 그다지 써본 입장이 아니기에 깊게 공감하기 힘들다 할 수 있는데, 작가가 글에 대해 지니는 양가적 감정이란 부분은 무언가를 만들어본 창작자적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비스무리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이 글의 본질적인 재미는 인물간의 대화에서 오는 즐거움이나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묘사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이런 글솜씨를 즐기는 독자라면 즐거이 읽을만한데, 작가적 고뇌에 대한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뤄지는만큼 이 부분에선 창작자적 공감 정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듯 하다. 물론 공감하기 힘들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이란 생각하지만, 글쓰기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 즐겁게 읽지 않을까 싶다.
소감문마다 장황한 문체에 대한 지적은 꼭 있네 피마새 때는 말로 이러는 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껴지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많이 심했음?
이영도 글 다 읽은 사람에게 물어봐도 좀 심해졌다고 느꼈다든데, 확실히 의도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