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이브리 묘지**
집단 매장지 깊숙한 곳에
달도 뜨지 않은 한밤중에
잠들어 있는 가브리엘 페리

허나 순교자는 무덤 속에서
암살자들을 언제든 괴롭힌다
성스러운 곳에서 기적이 일어난다
사람들의 눈물이 흐르는 곳에서

이브리 묘지에서
저들은 믿는다 또다른 희생자들 사이로
죄가 죄를 불러 일으킨다고
하여 꾀한다 가브리엘 페리를 목 조르려

사형 집행인은 어설피 느꼈다
피 흘린 자국 앞에서
행인들을 막기 위해서
그들은 경단들을 배치했다

이브리 묘지에서
괴로움은 별일없이 다가온다
하여 우리의 지배자들은 결정했다
가브리엘 페리를 두려워하여

그림자는 언제나 욕해댄다
전설 속의 망자들이 잠든 곳에
여기 피어난 수국꽃이 푸르게
아무 말 없이 피어난다

이브리 묘지에서
아무리 굳게 닫힌 문이어도
매일 밤 누군가는 찾아오고
헌화한다 가브리엘 페리를 기리며

살며시 드리운 하늘은 침묵 속에
비 내릴 때의 햇살은 아름답다
추억은 푸른 눈을 지녔도다
폭력으로 죽은 자에게

이브리 묘지에서
우리의 꽃다발은 불행으로 무거우나
그 색깔은 가장 가볍도다
가브리엘 페리의 기쁨을 위하여

아아 되살아나네 그 꽃잎 속에서
그가 태어난 빛나는 조국으로부터
그리고 지중해로부터
그의 젊은 날 툴롱***에서

이브리 묘지에서
꽃다발은 이른 아침 피어나
그 사랑을 이야기한다
가브리엘 페리가 죽은 곳에서

두려워하라 명예로운 죽음을
헛되이 살육하는 폭군들아
마치 끔찍한 술과 같아
부르는도다 민중과 그 분노를

이브리 묘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묻히든
행인들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말한다 그 이름 가브리엘 페리여

오 총살 집행자들아 기억하는가
그가 아침에 어떻게 노래한지를
자 여기 꺼지지 않은 불이 있거늘
이곳에선 피어오르나 다른 곳엔 불타오른다

이브리 묘지에서
계속해 노래한다 그는 계속해 노래한다
그날의 여명이 다가오리라
함께 오리라 또다른 가브리엘 페리여

빛나는 오늘은 어제와 같다
그 빛을 전하는 자 죽임당한다
그리고 그 자린 새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 빛은 변치 않는다

이브리 묘지에서
무정한 흙 속에 묻혔으나
프랑스를 위하여 지금도 울린다
가브리엘 페리의 심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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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페리(1901-1941). 프랑스의 언론인, 정치인. 공산당 기관지 <뤼마니테> 소속 기자였으며, 1932년부터 1940년까지 국민의회 소속 하원의원으로 재임했다. 2차 세계대전 시기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총살당했다. 그를 기리기 위해 파리 지하철 역 중 한 곳에 이름이 붙여졌으며, 많은 거리와 학교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이브리 묘지: 프랑스의 공동묘지. 2차 대전 당시 레지스탕스 인물들이 묻힌 곳으로 알려져 있다.

***Toulon. 프랑스 동남부의 해안 도시로 가브리엘 페리의 고향.

폴 엘뤼아르 또한 이 사람을 기리는 추모시를 쓴 바 있습니다.
「가브리엘 페리」,『엘뤼아르 시 선집』, 조윤경 옮김, 을유문화사, pp. 311-314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