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비극이 한창이었다
어느 날 하루종일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아
황금빛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마치
끈기있는 그녀의 손이 불길을 가라앉히듯이
우리의 비극이 한창이었다
하루종일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아
황금빛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보았도다
우리의 비극이 한창이었다
아무 말 없이 그녀는 하루종일 거울 앞에 앉아
무심코 하프를 뜯고 있었다
그녀는 황금빛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기꺼이 그녀의 추억을 자학하면서
하루종일 거울 앞에 앉아서
그 자리에 다른 여자라면 입을 열었을 터이나
아무 말 없이 끝없는 불길 속에서 꽃들을 되살렸다
기꺼이 그녀는 추억을 자학했으며
우리의 비극은 한창이었다
세계는 이 저주받은 거울과도 같았다
그 빗은 일렁이는 불꽃을 가르고 있었으며
그 불꽃은 내 기억의 곳곳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
우리의 비극이 한창이던 때였다
마치 일주일 한가운데 낀 목요일과도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종일 추억을 어루만지며
멀찌감치 그녀는 거울 속에서 죽임을 보고 있었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우리 비극의 배우들
이 저주받은 세상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말하지 않아도 아는가 그대여 그들의 이름을
기나긴 이 한밤중에 타오르던 불꽃의 의미를
그리고 그녀가 걸터앉아 황금빛 머리카락을
말없이 빗던 때 타오르던 불길의 잔영(殘影)을
작년에 옮겼지만 올해 다시 고쳐옮긴 시.
아라공, 세르누다, 오든처럼 역본이 더 나와야 할 작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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