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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처음 읽었고, 문장 자체는 따라갔으나 감명받지 못했다. 2026년 초 어느날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빠져 홀린듯 빌려오게 되었다.
나는 반나절 정도를 약간의 호기심, 두려움, 통제욕구에 어쩔 줄 몰랐다. 나는 데미안을 내 안으로 가져왔을까? 나에게 전쟁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을까? 중후반까지는 깊이 공감하다가 책의 최후반부에는 크게 울림을 받지 못한 것에 약간은 찝찝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감상을 두고 제미나이와 대화해봤다. 제미나이와 대화하는 것은 나 자신과 대화하는것이다. 내 글을 읽고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고 그 중 내가 골라서 취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앞으로 다가올 나의 전쟁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 다시 나 자신의 아니마를 떠올렸고, 그녀와 함께라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생겼다. 넘어져도, 나는 나를 다시 일으킬 수 있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소설 <데미안>은 나에게 데미안이 아니라 피스토리우스였다. 그 순간,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우린 말을 너무 많이 한다. 그렇게 똑똑한 말은 아무 의미가 없어. 전혀 없지.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질 뿐이야.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건 죄악이야. 사람은 거북이처럼 자신 속으로 완전히 기어들어갈 줄 알아야 하는데."
피스토리우스와의 대화가 더 좋았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