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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윤태호가 웹툰으로 연재했었던 <이끼>. 윤태호는 <미생>이 유명하지만 것보다 전에 지은 <이끼>도 인기가 많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웹툰이지만 문학성이 있어 감상을 남기기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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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토리, 구성

 

작품은 주인공 류해국의 아버지인 류목형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류해국은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쭉 사셨던 마을에 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다.

장례를 치른 류해국은 아버지가 애착을 가진 이 마을에 정착해 살기로 작심한다. 헌데 아버지의 죽음 주위에 있는 자들이 사뭇 음산하다. 자신을 반가워하지 않고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보이는 이들과 이웃해 살게 되며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내막을 알아가는 게 스토리의 겉면이다.

그 진실을 알아가는 게 주인공의 일인데 그게 녹록치는 않다. 오베르트가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파 뒤집은 것보다도 류해국이 죽은 아버지의 과거를 파 뒤집는 게 더 고생이고 위험한 느낌이랄까?


주제에 있어 주인공은 고인이 된 류목형이다보니 과거 씬들이 치고 빠지고 하며 작품을 점입가경으로 만들고 그것들이 현재의 씬들과 교차되며 마지막으로 치닿게 된다.

 

배경부터가 원주민들끼리만 알고 지내는 폐쇄된 느낌의 외딴 마을에 외지인이 들어간다는 것이라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좋다. 

사건이나 연출도 뒤지지 않는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흡입력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처음 마을 이장의 괴이한 포스에서부터 그렇고 극 내내 마을에 감도는 을씨년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추리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스릴과 서스펜스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영화화까지 된 것이기도 할 것이고. 인물들의 대사도 날이 서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작품 내 유머는 거의 없다.

 

2. 작품 내 백미, 주제의식.

 

마을의 공동 창업자라고 할 만한 이장 천용덕과 류목형의 협력, 동상이몽, 반목, 결정되어버리는 질서 등이 이 작품의 주요 멜로디라 할 만하다.

이장 천용덕은 말 그대로 현실을 대변하는 인물. 물정에 밝고 수완이 좋은 그는 현실적인 실리들을 탐하고 취하는 실력자로 묘사된다. 자신이 인근 땅들을 다 사들이자 사람들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을 듣고는 되었다! 이제 그 점포들을 염가로 세를 주라. 열을 빼앗겨도 둘, 셋을 돌려받으면 헤벌레하는 게 인간이라는 종자라하는 대사 하나는 영악하고 세속의 심리나 생태를 잘 알고 이용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류목형은 선()에 대한 믿음을 가진 인물이다. 허물이 있는 사람들도 갱생하여 선한 가치를 따라 살 수 있고 그들로 바른 마을을 꾸릴 수 있다는 믿음과 비전을 가진 인물이다. 또 그것은 과거가 있고 이를 청산하고 싶은 류목형 본인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마을을 세울 때 같이 따라온 여타 인물들도 처음에는 류목형 앞에서 자신의 죄와 과오에 대해 눈물과 각오로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시 먹고 살만 해지자 옛날 자신으로 복귀하여 무정하고 이기적인 모습들을 하게 된다. 실세인 천용덕을 더 따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류목형은 타락해가는 마을에 결국 천용덕을 죽이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천용덕에게 역습을 당하며 궁지에 몰리게 된다. 천용덕은 이 마을은 너랑 같이 시작했지만 니가 한 게 뭐가 있냐며 내가 마을 살림을 늘릴 때 너는 구1원이 어쩌고 인간이 어쩌고하며 돈 안 되는 짓이나 하지 않았냐며 류목형을 욕보인다.

보통 정치 싸움이 한쪽이 한쪽을 죽이는 것과 달리 천용덕은 류목형을 죽이지 않고 "돈 벌어오라는 소리 안 할테니까, 늘상 하던대로 뜬구름이나 잡아라. 니가 말하면 뭔가 권위가 있는 것처럼 된다이가. 마을에 격조 살리기 좀 좋나"라는 식으로 말하며 살려둔다.

그렇게 질서는 정리되어 천용덕은 견제할 자가 없는, 마을의 시작과 끝이 되게 되고 류목형은 천용덕의 필요에 의해 마을의 얼굴마담이라기보다 도덕마담으로 남게 된다.

하나의 가식으로만 소용되는 양심이나 종교를 보여준다. 류목형의 죽음은 그 숨이 멎었을 때가 아니라 무력하게 의미로서만 이용당하게 되었을 때부터다. 폐쇄된 마을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정교분리라는 주제와 연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불법도 합법을, 악도 선을 필요로 하는 행태를 잘 이야기 지어서 보여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