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마 10살 즈음 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 초등학교 4학년때 가장 열정적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으니까 3학년부터 독서를 하기 시작했을거라 추측하는것 뿐이야. 기억이 잘 안나.
아무튼 정말 독서에 미쳤었어. 뭘 읽었는지 다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잡히는 대로 읽었고 읽는 속도도 굉장했어. 학교에선 거의 책만 읽었거든. 오죽했으면 담임쌤이 어머니께 연락해서 나 책 읽는것좀 어떻게 줄여달라고 했어. 수업시간에 몰래 책읽다가 걸리고 그랬으니까. 그래도 혼내지는 않았던걸로 기억해. 초딩이 자발적으로 독서하는데 수업 안듣는다고 혼내기도 애매했겠지.
이때 읽었던 책중에 생각나는거 하나 뽑자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시리즈야. 지금 생각하면 초딩이 읽기 적합한 책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땐 몰랐지. 그냥 닥치는대로 읽었어. 재미있었거든. 내용은 생각이 안난다. 그냥 신화속 인물들이 나와서 수다떤다는 정도만 기억해.
이런 독서의 영향인지 나는 또래보다 월등히 어휘력이 좋았어. 허세 아니고 진짜 월등히. 근데 어머니의 말로는 정말 아기때부터 동네 할머니들 사이에서 애늙은이로 통했다 하니 약간은 타고난 기질이 아닌가 생각해.
근데 점점 책을 놓게 되더라고. 5학년때도 독서를 좋아하긴 했지만 열정적이지는 않았어. 6학년때는 책과 꽤 멀어졌지. 5학년부터 영재반에 들었거든. 게다가 학원까지 다니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나봐. 내가 뭐 천재도 아니고 고작 평범한 초딩이었는데 하루종일 활자만 들여다보고 살 수는 없었겠지.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많아야 1년에 2-3권정도 읽은 것 같아. 이때 탈선할뻔도 하고 좀 방황했지. 그래도 공부는 했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모델이 되고싶었어. 그래서 특별반을 바로 때려치웠지. 맞아, 공부가 하기 싫었어. 특별반을 그만두면서 공부에도 소홀해졌으니까. 근데 다시 책으로 돌아오게 되더라. 아무래도 책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왔으니 그런 것 같아. 고2때부터 장래희망을 소설가라고 적어 냈어. 펜도 다시 잡긴 했는데 수학은 완전히 포기해버렸어. 따라가질 못하겠더라구.
뭐 지금은 대학생이야. 킹-익 복무중이고, 나름 책과 친하게 지내고 있어. 그래도 초딩때보단 못하지만. 어우 왜이리 주절주절 길어졌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을 하려던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보면 나는 단순히 활자만 읽어온 것 같아. 읽었던 책 대부분이 소설이거든. 그 중 대부분은 장르문학이고. 독서에 그 어떤 목표도 없었어. 그저 재미있으니까 읽었지. 이게 맨날 핸드폰 잡고 웹소설 읽는 씹덕들이랑 다른게 뭔지 궁금하네. 이제와서 지난 날들이 약간은 아쉽다. 좀 체계적으로 읽었으면 지금보단 나았을까? 뭐 지금이 불만족스럽다는건 아니고.
그래서 말인데 나는 앞으로 어떻게 독서를 즐기면 좋을까?
- dc official App
안읽었는데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으렴
뚜렷한 목적을 갖고 독서해야지. 단순 재미를 위해 읽어도 상관없지만 소설가가 꿈이라면 그것도 아니니, 이제 비문학도 많이 읽어. 네가 무슨 소설을 쓰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지식은 소설을 쓸 때 꼭 필요해. 이미 잘 알고 있다면 문학 이론서도 괜찮겠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실제로 써보는 거야. 백날 읽어봐야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야. 그리고 무언가를
쓰려면 머릿속으로 무엇을 어떻게 쓸지 계속 생각해야겠지.
솔직히 막연해. 글써서 먹고사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까. 소설가는 말그대로 꿈인거임. 직업적 장래희망이 아니라. 그래도 언젠가는 꼭 소설가가 되고 싶다. - dc App
그럼 뭐... 확신을 갖기 전까진 독서는 그냥 취미로 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