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ea867fb0856aff3de898bf06d6040377f2c955383ed36f8c


나는 잠들고 싶다.


모든 닻을 내리고,


이 끝없는 항해를 멈추고 싶다.


이 위대함들─


그 무게를 제발 나에게서 떼어내 주길.


아름다움이여,


왜 너는 나를 이토록 꿈꾸는가?


내가 너를 짊어질 수 없다면...


끝내 데려갈 수도 없다면...


─마리우 드 사-카르네이루 - 잠들고 싶은 밤, 죽음 앞에서 中




나는 정말 살아보고 싶었다.


그저 내가 나인 채로, 이 삶에 손을 대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방법이 없이 갈수록 더 멀어지기만 한다.


다만, 다가가는 요령을 조금 배웠을 뿐.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집에서 살고,


무질서한 내 시들이 나를 위해 망가져도,


한 달 끝자락에는


고지서들을 말끔히 치를 수 있는 사람.


골목을 걷다가 이성을 마주치면


겁내지 않고 먼저 다가가서, 그들 속으로 슬며시 들어갈 수 있는 사람


내 상아탑에 창문 하나를 열고,


이제 더는 추한 모노드라마를 끝낼 수 있는 사람.


어느 날은 힘을 내서 이 지긋지긋한 나사들을 부러뜨리고,


이 기계처럼 걸려 있는 나를 확 밀어버리고


아버지께 전보 같은 건 보내지 않아도 되고,


파리 거리를 그렇게 허우적거리며 떠도는 일도 없는 사람.


아침에 벌떡 일어나서 바로 나갈 수 있고,


길에 나서기 전엔 한 시간 반씩 허비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달나라에서 사는 것 같은 이 생활을 끝낼 수 있고,


바람이 들어오는 창문이 두렵지 않은 사람.


늘 불안하게 손을 놀리며, 친구 집마다 무언가를 깨뜨리지 않고,


이상한 이야기들에 빠지지도 않고,


그 이야기들이 사실은 전부 내 환상 속에만 있는 줄 알면서도,


끝내 들어가 버리는 그런 내가 아닌 사람.


내 안엔 오직 날개 달린 환상만이 있어,


범죄든 선행이든, 끝내 실행된 건 없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황금은 언제나 납으로 녹아내린다.


내 불운 탓인지 아니면 그냥 땀에 절은 내 소심한 탓인지 ...


─마리우 드 사-카르네이루 - 비참한 내 인생





페소아랑 오르페우 쌍끌이했다길래 사서 읽어보는데 생각보다 더 날 것이네


일일 방문자수 5 정도 찍히는 블로그의 이웃공개 글을 엿보는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