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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괄적으로 라캉의 학구적 삶을 설명해 보려 한다. 구조주의자답게, 그의 사상적 발전은 곧 \'관계의 발전\'이었다. 그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에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그의 사상체계도 바뀌어 갔다. 그렇다. 결국 그에게 좆목은 인생 그 자체였다.

사실 이번 글은 라캉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라캉의 현대적 위치를 확인하고 싶으면 끝까지 읽어보는 게 좋다.


요즘이야 정신분석이 정신의학도 아니고, 철학에서도 소외받은 퇴물이 돼버렸지만, 당시엔 정신의학 소속이었다. 라캉이 프로이트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 그는 유능한 정신과 의사였을 뿐이다. 어느 날 그는 프로이트에게 흥미를 느끼며, \'프로이트로의 복귀\'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좆목기질이 발생한 그는 프로이트에게 등돌린 제자였던 칼 융을 찾아간다. 칼 융은 라캉에게 자신과 프로이트의 일화를 알려준다. 프로이트와 융이 뉴욕항에서 동상(자유의 여신상??)을 보고는 \"우리가 페스트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겠지\"라 말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페스트는 프로이트주의의 전복성을 뜻한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프로이트를 거쳐, 철학에 관심가진 그는 당대의 여러 사상가들과 교류하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그는 바타유와 교제하며, 그의 \'불가능\' \'이중구조\'라는 개념에서 자신의 \'실재\' 개념을 끌어냈다.

더욱 라캉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레비-스트로스다. 그의 구조주의, 특히 친족에 관한 연구는 라캉에게 적잖은 영감을 주었다. 이를 통해 라캉은 구조주의에 몰두하게 된다.

프로이트주의를 구조주의로 해석해 나가면서, 그는 \'언어\'의 개념에 주목한다. 이때 그가 관심가졌던 이가 소쉬르다. 언어학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니피앙 시니피에를 만든 사람이 소쉬르인데, 라캉은 이 개념을 독자적으로 해석해낸다. 이때 도움을 줬던 사람이 러시아 태생의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이다. 라캉은 레비-스트로스를 통해 야콥슨을 만날 수 있었는데, 야콥슨이 저술한 \'언어의 원리\'는 라캉이 언어로서의 무의식을 구조주의적으로 이론화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다. 즉, 소쉬르의 언어학을 라캉의 정신분석으로 변환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여기까진 라캉이 영향 받은 사람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라캉은 자신의 동시대 지성인들과는 친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정작 그들은 라캉의 사상에 관심이 없었다. 앞서 말한 바타유, 레비-스트로스, 야콥슨 등은 라캉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라캉은 그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대로, 라캉은 자기보다 후대의 지성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그렇다고 친한 관계는 아니였다. 오히려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라캉\'을 싫어하기까지 했다. 앞서 말한 알튀세르도 그렇고, 푸코도 그렇다.

여기서 들뢰즈와의 일화는 더욱 안습이다. 라캉이 들뢰즈와 만났을 때, 자기 후배들의 무능력함을 한탄하며, \"내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당신같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 들뢰즈는 \'앙티 오이디푸스\'라는 책에서 정신분석의 순응주의를 비판하며, \"라캉의 사고체계 전체가 전체주의, 일종의 정신적 집단 수용소다.\"라며 비판했다.

그래도 근현대를 이끈 사상가들, 이를테면 데리다, 들뢰즈,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에게 라캉이 하나의 큰 산인 건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동유럽의 기적으로 불리는 지젝에게, 라캉의 주체론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현재 정신분석계, 특히 라캉주의는 퇴물이 돼버렸지만, 철학자로서의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라캉의 기묘한 좆목 이야기
1. 라캉, 알튀세르를 만나다
2. 라캉과 하이데거, 두 사람의 거리 추정
3. 라캉과 바타유, 내 아내와 절친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
4. 라캉이 걸어온 길

다음 편이 마지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