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다가오는 것은
잠깐의 순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맨살의 손이
때마침 다가와
내 손을 잡아주었다

그 손은 다시 돌려주었다
잃어버린 내 손의 색깔을
하루하루 다달이
드넓은 여름날
인간적인 일들의
그 현실을

무엇인지도 모르는
미지의 분노에 언제나
몸서리를 쳐댄 나에게는
두 팔이면 충분했다
내 삶에 바람과 같이
커다란 목걸이를 거는 데에는

잠결에 나를 스치는
조그만 손짓
그 움직임으로 족하다
내 어깨 곁에
놓여진 숨결로
조그마한 이슬 한 방울로

한 이마가 한밤중에
내게 기대며
두 눈을 커다랗게 뜬다
그리고 이 우주 속에
넓은 밀밭같이
모든 것이 내게 보인다

풀빛으로 가득찬
따스한 정원에서 갑자기
버베나* 한 포기가 자라난다
죽어 있던 내 심장은
향기 속에서 되살아나
달콤한 그림자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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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은 verveine. 마편초속에 속하는 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