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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내용 요약)


주인공 요조는 굉장히 엄한 가정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복한 정치인으로 굉장히 바쁘기도 하고 엄한 존재였다.

요조는 그런 아버지가 무섭기도 했고 동시에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다.

요조는 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남들보다 예민하고 겁이 많은 성격으로 어린 나이에 하녀, 하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는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던 인물이다.

앞에선 아부를 떨다가도 뒤에선 실컷 욕을 하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들을 보며 요조는 인간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서도 인간을 단념할 수 없었던 요조는 인간 사회에 융화되기 위해 익살을 선택한다.

요조의 유머는 자기 자신만을 향한다. 타인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웃기지 않았다.

그런 요조가 여러 인물들과 여러 상황을 겪으며 자기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하고 밑바닥까지 무너져 내려가는 과정을 독백 수기로 읊는 이야기다.






(감상평)


요조는 굉장히 극단적인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세상과 타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물 같은 것일 수 있다.

요조를 괴물로 볼 수도 있지만, 괴물들 사이에서 요조라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로 봐도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는 남을 비난하거나 탓하는 행동을 결코 하지 않는다.

괴로움의 원인을 타인 때문이 아닌 자신의 죄 때문으로 받아들인다. 

움츠러들고 위축되어도 타인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두려워할 뿐이다.

요조가 답답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는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저마다 살아온 배경과 상처가 다르기에, 타인의 삶을 온전히 내 잣대로만 판단하려 드는 일은 조심스러워진다.



요조를 그저 합리화만 하는 패배자로, 나약하고 비겁한 현실 부적응자로 볼 수도 있다.

읽으면서 답답하고 불쾌한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건 맞는 걸까? 사람의 내면은 복잡하고 입체적이다.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던 손으로 폐지 줍는 노인에게 연민을 느껴 수레를 끌어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착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이분법적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건 잘못된 시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면서 신에게 무저항은 죄냐고 묻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세상은 타인의 자유의지를 해치는 자보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사람에게 더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무저항이 죄이고 인간 실격의 이유라면, 인간의 조건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이 아닐까?



개인의 나약함이나 위선 같은 걸 이렇게 불편할 정도로 솔직하게 썼다는 게 너무나 매력적인 책...

거울 같은 책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힐 거라는 게 이 소설의 또 다른 큰 매력인 듯..

생각해 볼수록 너무 재밌는 요소들이 많은 책이다. 침울한 내용과는 별개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이라서 너무 재밌게 잘 읽었다.



이제 진짜 다음책 읽어야지..

양귀자 모순 아니면 그리스인 조르바 뭐 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