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계의 복잡성을 인식하는 동시에 세계를 단순화하여 보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 현실이 단순히 환원주의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단 사실을 알면서도 이 편리한 설명에 만족하고 만다.

바라바시의 '링크'는 월드 와이드 웹이 일반인에게까지 자리를 잡아가던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으로 세계의 복잡성을 나타내는 네트워크의 구성과 네트워크 구조가 현실에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지에 대한 글이다.

'링크'에서 저자는 수학, 과학자들이 논문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들의 네트워크 구성을 규명하고자 하는데, 이 조사 결과 과학자들의 네트워크는 몇몇 소수의 허브가 상당히 많은 연결 링크를 지니는 구조임이 나타난다.

본문에서 멱함수 구조의 네트워크라 말하는 이 네트워크의 생성 원인은 네트워크가 끊임없이 외부 노드의 추가로 성장한다는 점, 각 노드는 많은 링크가 있는 허브인 노드를 선호한다는 점을 기반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이러한 네트워크 모델은 단순히 과학자 간의 네트워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상당수의 네트워크를(인간의 네트워크를 넘어서 생물학적, 경제적 부분들까지)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웹 환경은 인간이 만들어내긴 했지만 결코 제작자들의 초기 의도대로 성장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네트워크를 조사하는 데 있어 알맞은 공간이자, 네트워크의 자기조직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이러한 척도 없는 네트워크 모델이 주는 견고성은 몇몇 노드가 결락되었을 때에도 문제가 없게 만들지만, 특정 허브들에 대한 집중적 공격이 연쇄적인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단 점은 네트워크 구조의 위험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다만 모든 네트워크가 이러한 척도 없는 모델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닌데, 특정 네트워크의 경우 단 1개의 허브가 모든 링크를 차지하는 승자독식현상(본문에서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 비유하였다.)이 드러나는 네트워크 역시 존재한다.

또한 본문에 나타나는 노드에 대한 적합성(선호도)이 네트워크를 재편한다는 부분은 오늘날의 사회적 인정 경쟁과 유명세가 자본으로 치환되는 구조를 고려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자본 시장이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주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네트워크적 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오늘날 이렇게 가깝게 연결된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세계에서는 더 깊게 와닿는 종류이기도 하다.(특히 개인적 연결에 있어서는 밈의 유행을, 경제에 있어서는 리먼 사태를, 질병적인 부분에서는 코로나를 생각할 수 있으리라.)

이처럼 과거에 쓰여진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적힌 책을 읽을때면 실제로 어느정도가 현실화되었는지 실감해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20년 전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더 깊이 체감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재밌게 읽은 글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는 이전 시대보다 더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는 월드 와이드 웹의 보편화 이후 특히 확대된 현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세계의 복잡성을 인식하게 된 개인들이 네트워크의 동역학적 구조를 조사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에 일조한다는 것은 나름의 희망적 관측이지만, 때론 몇몇 허브의 장악을 통한 개인을 지배하는 권력 체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 역시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변인 변경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복잡성에 대한 이해 없이 세계를 해명할 수 없단 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네트워크적 설명은 세계를 인식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작용한다.

비록 이 복잡성이 소화시키기 쉬운 주제는 아닐지언정,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느끼는 것은 세계가 이미 네트워크의 언어를 제외하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연결된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