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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영화화가 본래 작품이 지닌 상상의 여지를 훼손하기 때문에 안 좋다고들 말하겠지만 이렇게 봤으면 저렇게도 보고 싶은 마음도 드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도 공통으로 느낀 점이겠지만 <그것>이 좋은 이유는 사냥감의 트라우마를 악랄하게 갖고 노는 광대 뿐만 아니라 거기에 맞서 싸우는 루저 클럽의 존재감도 컸다. 과거를 모른척 뒷걸음질 치다가 저항할 틈도 없이 굴욕적으로 최후를 받아들이는 그런 흔한 스토리보단 27년간 일궈놨던 인생을 내던지고 죽을 각오로 덤벼드는 게 공포 장르에서 신선했던 점이었다. 결국 트라우마는 깨부수라고 있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정작 나는 해소 못하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이런 글을 쓰기엔 좀 모순적이긴 하지만
그때문에 책으로 보나 영화로 보나 어느정도 대리만족하는 재미로도 즐길 수 있었다.
나이를 좀 먹었다고 완전한 어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낀다. 그저 조금 나이들고 여전히 겁많은 어른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속편으로 나온 영화는 다행히 내 상상의 여지를 배반하지 않아서 아주 볼만 했다.
그런데 정말 재밌게 봐서 별 다섯 개 걸어놓은 평점들을 자기가 재미없었다고 알바라고 치부하는 인간들이 많아서 좀 거슬렸음.

영화보고 맘터에서 점심먹고 나니까 옆 푸드코너 라인에서 풍겨오는 음식냄새에 오히려 토할것 같았는데
가까운 알라딘 중고매장에 피신하다시피 가서 책냄새 좀 맡으니까 단숨에 속이 진정됐다. 이것도 테라피라면 테라피인가..
진정된 김에 스티븐킹 책 한 권을 또 업어왔다. 집에 단편집이랑 장편소설만 있으니까 이번엔 중편집인 <자정 4분 뒤>를 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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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그만 사기는 개뿔이...
오늘도 또 책장이 터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