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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본문은 다른데 내가 썼던 글을 옮겨온거라 말투랑 형식은 감안해줘



 『배를 엮다』



2013은행나무

작가 : 미우라 시온


장르 : 일본 장편 소설


줄거리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라는 뜻의 사전  『대도해』를 집필하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이야기


간단 소감


사전에 대한 이야기라서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훨씬 산뜻했습니다. 초반에는 일본 드라마나 애니같은 특유의 열정과 뻔한 사랑이야기에 긴장감이 떨어졌지만, 읽다보니 몰입되었습니다. 문체는 가볍지만 단정해서 따뜻합니다. 복잡한 심리묘사는 없고 알기 쉬운 내용입니다. 앞서 말한 일본 드라마, 애니를 보는 느낌으로 보셔도 좋겠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이나,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그 비슷한 책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생각해도 됩니다. 다만 정갈하고 집요해서 좋습니다.


사전이 사라져가고 전자사전이 들어섰고, 그 다음에는 스마트 폰이, 이제는 사실상 ai가 다 떠먹여 줍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도 종이사전에 특별한 감정을 품고있는게 낭만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연극이 모두 있다고 했는데, 뭔가 상상이 갔습니다.



사전


사전. 그냥 말의 나열인줄로만 알았지만, 그곳에 적히는 말은 그야말로 고르고 고른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적힌 설명으로 그 단어를 받아드릴 것입니다. 엄격하고도 단호해야합니다. 다른 감정이 들어가거나, 자기만 동의하는 내용을 적어서는 안됩니다. 너무 구시대적이어도 안되고, 너무 혁신적이어도 안됩니다. 진실과 사회적 동의가 모두 함의됩니다. 단어는 그런 것입니다. 언어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 완전히 동의 할수는 없지만, 마음의 움직임에 언어의 역할이 큰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면에서 사전을 관리하는 주체는 국가여야할까 아니면 개인이어야할까도 고민이 됩니다. 책에서는 국가가 관리하는 다른 나라보다 차라리 개인이 관리하는 일본이 낫다고 말합니다(정확히 말하면 기업이). 국가가 관리하게 된다면 그건 너무 큰 권력이 되어버립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니. 그래서 1984에도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떨까요? 기업이란 결국 개인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훨씬 권력이 분산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통일성이나 객관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책에 나왔듯이 예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권력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변하는 것과 일


먹은 음식이 소화되고 배출되어 사라지듯, 글도 결국 적혀지는 그 순간 의미가 퇴색되어갑니다. 단어의 의미는 계속 조금씩 변하니까요. 하지만 글도 음식도 중요한 것을 남깁니다. 바로 기억입니다. 지나가다 맡은 향기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것, 어떤 단어를 들었을때 잊고있던 순간이 떠오르는 것. 그것이 사라질 것들의 역할입니다. 그것들은 현재를 미래로 보내기도 하고, 과거를 현재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이어줍니다.


허무할수도 있습니다. 변한다니, 사라진다니.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고, 그럼에도 계속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시 배가 고플것을 알아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싶어합니다. 말의 의미가 변질될 것을 알아도 잘 말하고 싶어합니다. 사라질것을 알고도 즐거워합니다. 그것이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며, 동시에 즐거워하는 바로 '현재' 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요리가, 누군가에게는 사전 집필이 그런 일 일겁니다. 우리를 몰입하게 하는일. 힘들기도 싫기도 어렵기도 하지만 즐겁게 하는 일. 허무하다해도 계속 할수 있는 일.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현재의 일. 그 일이 의미이자 표현입니다. 그런 일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인생은 풍요로워집니다. 그런 일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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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줄거리 감상


극 초반에는 사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은 예전부터 종이사전에 대한 집착이 심했는데, 이 글에서도 그 집착이 보여서 좋았어요. 말의 바다를 건넌다니... 하지만 선술한듯 이어지는 뻔한 열정과 사랑에 조금은 흥미가 식었습니다. 다시 흥미가 생긴 지점은 니시오카의 시점에서 였습니다. 


주인공은 흔히 나오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 처음으로 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미녀도 그를 좋아하게 되는 그런 인물입니다. 니시오카는 그 옆에 있는 양아치지만 인기는 얻지 못하는 인물. 저는 어째서인지 이런 양아치 같은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좋아합니다. 겉으로는 날라리같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자격지심을 누구보다 잘 마주하는 인물. 그는 주인공과 있으면서 자신의 장점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서서히 자격지심과는 멀어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동거하던 못생기지만 매력적인 여자 (사귀지 않지만 관계는 함, 서로 누구랑 관계를 했는지도 앎.)와 결혼하게 됩니다. 직접 프로포즈를 하면서 말입니다. 둘의 순애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또 좋았던 지점은 15년 뒤였습니다. 어느새 막 고백하며 사귀기 시작했던 주인공과 미모의 여성은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됩니다. 아니 무려 중년의 어른이 됩니다. 새 신입사원이 들어오면서 본 주인공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아내 역시 아름다움과 기개가 여전했습니다. 심지어 서빙을 하던 아내는 일식당에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가지던 그 양아치는 애를 넷이나 키우는 최고의 사랑꾼이 되어있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으이그~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마케팅 부서로 옮기는 걸 그렇게 서운해하더니, 결국 그곳에서도 사전을 홍보하는 것에 힘을 써서 인정받았습니다. 날라리의 성장은 늘 좋습니다.


사전에 일생을 담았던 마쓰모토가 대도해의 완성전에 죽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충격이었습니다. 대도해에는 이로인해 삶과 죽음이 모두 담겼습니다. 사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한테는 그렇게 소중한 일이 무언가였는지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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