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읽고 싶었는데 결국 여기서 마무리
1. 메논 / 플라톤 / 아카넷
독회에서 얘기했으니 패스
2. 드러누운 밤 / 훌리오 코르타사르 / 창비
정말 기대를 한 책이었는데, 이 정도로 엄청날 줄은 몰랐다...
마르케스보단 보르헤스류의 마술적 리얼리즘인데, 보르헤스처럼 심오한 사고실험이 주를 이룬다기보단, 환상을 포함하는 확장된 현실 위로 당연한 듯 뻔뻔하게 작품을 전개해나간다
'두 개의 자아'라는 보르헤스적 소재가 단편집 전반에서 내용적인 부분을 넘어 양식적인 부분까지 끊임없이 전개되는데, 솔직히 보르헤스의 '타자' 같은 단편보다 훨씬 뛰어나다
'먼 곳의 여자', '시내버스', '어머니의 편지', '불 중의 불' 등등 뛰어난 단편이 줄을 서지만, 개인적으로는 '빠리의 아가씨에게 보내는 편지'가 예상외의 베스트
솔직히 저 단편을 읽기 위해 이 책을 사셔도 됩니다...
3. 영랑 시집 / 김영랑 / 열린책들
https://gall.dcinside.com/m/reading/787570
김영랑이 1935년, 써온 시들을 모아 펴낸 시집, 제목 없이 번호만 표기된 것이 특징임예를 들어, 시인의 가장 대표적인 시인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45번 시로 표기되어 있음시집의 대부분은 1연 4행짜리 짤막한 시들
gall.dcinside.com
4. 낡은 집 / 이용악 / 열린책들
미안한 말입니다만, 이 책을 읽었다는 기억도 안 났습니다...
그저 시집의 구성미가 괜찮았다 정도의 감상밖엔 남길 수가 없다...
5. 지하생활자의 수기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문예출판사
도스토옙스키에 대해선 언제나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
옛날부터 의외로 자주 접했던 인프피 멘헤라들의 정신 분석 결과를 얻게 된 것이 하나의 수확
리자와 처음 만나는 장면이 암흑 속에 전개되는 상황에서, 오직 대사를 통한 청각적 수단 위주로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음
6. 카르미데스 / 플라톤 / 아카넷
지금까지 읽은 대화편 중에선 변론, 프로타고라스와 함께 의외로 이게 최고였음
나에게 있어 플라톤은 철학자 이전에 위대한 문학가의 위치에 있다
문답법에 대한 그의 선호에서 알아봤어야 했는데, 플라톤만큼 내용과 양식의 불가분성을 이해한 고대 문필가가 있었을까?
그의 논변과 무대 설정과 문체와 아이러니와 미묘한 단어 선택은 결코 분리될 수 없고 분리되어서도 안 된다
7. 프로타고라스 / 플라톤 / 아카넷
이것도 막 올라온 독회 글에서 얘기할 예정이니 패스
8. 현해탄 / 임화 / 열린책들
전혀 기대를 안했어서 그런가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음
카프 해산과 작품 검열이라는 정황이 겹쳐서 그런가, 시대의 흐름과 투쟁 등의 소재를 최대한 추상적으로 접근한 태도가 초반부 시편에 몇 보였는데, 이것이 상징주의를 향하는 일종의 수렴진화로 느껴졌음
변화한 고향의 풍경과 도시화의 문제 등 보들레르적 주제를 사용한 시도 몇 편 있었는데, 도로 표지판 문구에 대한 직접적 인용 등 모더니즘적인 표현 방식도 은근 눈에 띄어 놀랐다 (물론 다다이스트로서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겠지만...)
다만, 같은 시어를 계속 우려먹는 한편, 영탄법이 없으면 시를 쓰지 못하는 낭만주의적 태도로 그렇게까지 높은 평가를 하기는 힘들 것 같음
시를 어떻게든 사상적으로 평가받기 위한 그의 설계도 그리 마음에 들진 않음
9. 망향 / 김상용 / 열린책들
고고한 선비의 태도와 허무한 낭만주의적 태도가 결합한 결과물 같다는 느낌
한자어를 열심히 도배해 놓아서 독해가 쉽진 않음
그냥 양식적인 부분에서, 자유 서정시라는 것이 이런 발전을 거뒀구나 하는 감상 정도가 남음
이번 달부턴 책 읽을 시간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이렇게 시간 남는 달에 책을 기대보다 적게 읽어 아쉬움이 남음
희곡은커녕 장편 소설 한 권을 읽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림
3월은 장편을 여러 권 읽어볼 수 있게 더 정진해야겠음
(분명히 저번 달에 2월 '분노의 포도'를 읽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아직도 책을 안 산 것은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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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타사르 읽어야하는데…
절대 후회 안함
이제 플랜 오브라이언도 읽죠
at swim two birds가 먼저 번역되길 내심 바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