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bcc834e0c13ca368bec3b9029f2e2db9d80a434ee55198b9e6822833


'그는 집을 떠나야만 하리.

구름처럼 부드러운 손길도, 여인들의 만류도 그를 붙잡진 못하네.

그저 그 사내는 계속해서 나아가니,

땅을 지키는 이들을 지나, 숲의 나무들을 지나,

마르지 않는 바다 위에서 이방인 중의 이방인이 되어,

물고기들의 집, 숨 막히는 물속을 지나고,

딱새처럼 외롭게 언덕 위를 떠돈다.'

- W.H. 오든, 방랑자 中





문학과 작가에서 '방랑자'는 의외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일단 작가란 존재들은 자기 일기장을 남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며 기뻐하는 마조적인 변태들이고 누구보다도 자기 주관대로 행동하는 존재들이다


이는 당장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 우승자들 찬양하는 송시로 유명한 핀다로스가, 물론 이런 우승자들도 대단한데, 이놈들을 불멸로 만들어주는 내가 더 쩐다~라며 굳이 그런 송가 구절에 끄적거리며 2000년 넘게 숙성된 자의식 과잉을 보여준 점에서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름을 들어본 작가들은 적어도 그 자의식과잉을 증명해서 자기 말이 옳다는 걸 입증했지만




아무튼 이런 변태들은 때때로 시대나 사람들, 혹은 권력자들에게 밉보여셔 쫓겨나거나, 라인 잘못타서 쫓겨나거나 아무튼 방랑자로 살아가는 경우가 의외로 지나치게 많았다


당장 변신 이야기의 오비디우스도 유배당했고, 단테는 고향 떠나서 방랑하다가 고향에도 못 묻힌 것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오늘날까지 라벤나인가 거기가 단테 무덤 있다 원툴로 관광 먹고 살고 


모더니즘에선 조이스의 자기유배는 물론, 시대 자체가 결국 파시즘과 나치, 그리고 숙청을 좋아하는 스탈린 동무가 있는 시대라서 죽지 않았으면 운 좋게 탈출하는 작가들이 넘친다




특히, 미국 작가들이 유럽으로 많이 넘어온 것은 유명하다


당장 헤밍웨이 같은 이들도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면서 젊은 시절을 파리에서 보냈는데, 사실 뿌리부터가 유럽 이민자이고, 아무래도 미국이 아무리 강해도 문화적으로 뿌리는 유럽이라는 일종의 컴플렉스 때문인지, 오늘날까지도 유럽에 환상을 가지고, 불어 좀만 하면 환호하는 미국 양키 다운 특성이다



당장 우리의 슈퍼스타 파운드는 자기가 태어난 곳은 '반쯤은 야만적인 나라'라고 대놓고 시에서 못 박아놓고, 엘리엇은 끝끝내 미국에서 영국으로 귀화한다




그리고 그 정반대의 선택을 한 인물,



양키들이 보기엔 감히 선택받은 고귀한 영국 땅에서 반쯤은 야만적인 미국으로 귀화, 내지 자기 유배를 한 또 다른 방랑자가 있었으니



국내에선 솔직히 번역본 찾기도 힘들고, 이름 자체는 간혹 나오지만, 사실 20세기 영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 중 하나이자 2세대 영미 모더니즘 작가의 핵심인


W.H. 오든이다.




7ce48474dad32da26bb184fb1cc123736bebd2e8f1716270060d23298c4b84



오든은 아무리 봐도 젊은 시절 사진도 많지만, 역시 골초라서 중년임에도 저 그윽한 주름살 가득한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다


그만큼 고뇌도, 시대의 빠와 까를 미치게 만들면서 스스로도 미친 점을 그대로 표현한 듯하다



필명으론 거진 W.H. 오든, 본명은 위스턴 휴 오든으로 불리는 이 영국산 미국인은 1907년 영국 요크에서 태어난 뿌리부터 앵글로색슨 엘리트 출신이었다



이 인간은 황무지랑 율리시스 출판될 때 중딩 내지 고딩이었다. 말 그대로 이제 막 문학에 관심을 가질 무렵 모더니즘이라는 슈퍼스타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그걸 읽기 시작했고,


자라나서 성년이 되는 시점에선 이미 요즘,,,,,엠,,,제트 사이에선 다들,,,,엘리엇파운드조이스 레츠고 를 외치던 시기다




말 그대로 1930년대, 이른바 영미 모더니즘 2세대라 불리는 오든 그룹의 시발점이었다



오든 그룹은 이전에 오든 그룹 자체로 따로 다루었는데, 그 당시 영국 문화계나 신문 등에서 '오든 그룹'이라며 요즘 우리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젊은이들 모임으로 소개하고, 만든 일종의 가상의 모임이다


왜냐면 실제 오든 그룹 소속으로 불리는 이들이 서로간에는 안 친한 경우도, 심지어 한 자리에서 만나지 않은 경우도 많았으니까


다만, '오든'이 이름 붙은 만큼 w.h. 오든이 이 그룹에 속했다고 말하는 이들과는 개별적으로 친분이 있는 카피바라였고, 사실 다른 그룹원들과 비교해도 이 인간이 내놓는 시나 성과가 월등해서 일짱으로 불릴 만했다




아무튼 오든은 오든 그룹의 중심처럼 영국 내에서 평가받고, 청년 좌1파의 수장처럼 환호받고, 또는 반대진영에서 욕을 먹으면서 빠와 까를 미치게 만드는 영국의 슈퍼스타가 된다



자신의 연인이었기도 한 크리스포터 이셔우드와 협업하며 희곡 내지 뮤지컬, 그리고 거기의 가사를 쓰기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한다




1930년에 첫 시집을 내놓고, 영국과 유럽 여기저기도 방문하며 젊은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1930년대 중반부터는 베를린에 꽤나 장기간 거주한다


바이마르 말기의 독일 베를린은 여러모로 혼란스러워서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을 얻기 좋은 장소라서 꽤나 좋아하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베를린에서 방랑자로서 사람을 돕기도 한다


왜냐하면 - 그것이 방랑자니까




24b0d121e0c178ee3af698bf06d6040355891ed1e0677d72a1


(단, 플로로는 제외)



앞서 언급했든 W.H. 오든은 게이였다. 친구들에게 공공연히 이 사실을 밝히기도 했는데 그러던 와중 1935년, 베를린에서 결혼을 한다.



난데없이 결혼은 파수인, 불륜은 카멜 로 하는 거 아니냐고?



여기엔 꽤나 복잡한 사연이 있다




토마스 만이 갑자기 등장한다.



이 시기 독일은 나치가 집권하기 시작했고 토마스 만은 자신의 딸인 에리카 만이 평소 반-나치 활동을 하던 도중 나치 당에서 국적박탈을 하려는 점에 위기를 느끼고


나름 친분이 생긴 오든의 연인이었기도 한 영국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에게 위장결혼을 부탁한다 결혼하면, 영국 국적이 생기니까


이셔우드는 이걸 거절하지만, 대신 친구 오든을 소개시켜줬고, 오든은 에리카 만과 결혼하여 에리카 만은 영국 국적을 얻고, 이후로도 나치까기를 안전하게 영국에서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오든 나름대로 위장결혼의 필요성도 어느 정도 느껴서 그랬겠지만, 사실 에리카 만도 아버지 토마스 만과 남동생 클라우스 만이 게이였듯, 레즈비언이라서 서로 위장결혼하고, 친구로만 죽을 때까지 지내고 서로 각자도생하니 아무튼 조아쓰





아무튼 이렇게 잘 끝나나 싶었지만




w.h. 오든은 미국으로 돌연 건너가고, 영국과의 단절을 시도하고, 끝끝내 2차대전 후엔 미국 국적을 얻으며 방랑자가 된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오든 그룹의 수장처럼 불리며 영국 사회정치 아무튼 온갖 잡다한 것의 인플루언서처럼 대우받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게 가장 컸다



실제로 미국 귀화 이후 오든의 시 세계는 사회적인 문제에 보다 덜 집중하고, 내면과 철학적인 사유에 더 집중하게 되며 후기 시세계로 변하였으니까





미국 귀화 이후 사실 그의 최고걸작들이라 불리는 '불안의 시대'나 '아킬레우스의 방패' 같은 것이 나온 걸 보면 그에겐 좋은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W.H. 오든은 사실 영문학 에서도 조오금 애매한 입장이다



그는 굉장히 다양하게 활동했다 평론뿐만 아니라 사회평론이나 철학적 에세이 등 다양하게 썼고, 


실제로 '반지의 제왕'이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 거의 유일하게 호평하고 쉴드 치던 평론가인 것처럼 여러모로 유연한 점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젊은 시절 실제 톨킨의 고대 영문학 수업 수강해서 그런 거 아니냐는 나쁜 말은 ㄴㄴ)




여러모로 예이츠나 t.s. 엘리엇을 연상케 하는 위치인데


사실 오늘날에도 대충 예이츠/엘리엇 다음 가는 위치 정도로 평가받는게 아무래도 적합할 듯하다




시들 짧게라도 소개하고 싶지만, 힘들어


그냥 읽자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생략)

만델스탐의 노래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악어들의 거리

-저를 슈베이크라고 소개시켜주시겠어요?

독일인이 오리라

혁명가는 모더니즘을 꿈꾸는가?

-광기....모더니스트의 오랜 친구여

-키메라의 절망

-소리와 분노로 가득한 백치의 이야기

-오 멋진 신세계여

-루마니아로 보내줘

-디오니소스와 소피아

-전쟁과 평화

-과거와 미래 사이의 기묘한 막간극, 혹은 긴 여로

-크리스마스엔 캣츠를!

-스트린드베리와 지옥불 극장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이미지즘 전쟁

-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머피를 기다리며 (1)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 (2) 계승하는 중입니다 (3) 계속한다, 계속할 수 없다, 계속해야만 한다

-사랑받지 못한 자의 노래

-우크라1이나에서 온 톨스토이

-저주받은 상징주의자들 (0) 저주받은 시인들 (1) 세계는 한 권의 책을 위해

-모더니스트들의 학교

-키위는 나눌 수록 커지잖아요

-폴란드 묵시록 코제니오프스키

-메타 속의 메타 속의 메타 속의 자전거

-오늘부터 우리 베프인 부분인 각인거다

-블라디미르 시린의 참 인생

-이것이 당신의 시입니다

-섹무새의 인조턱은 왜 노랄까?

-무대를 모욕하는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

-사랑 또한 과학적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모더니즘.....공헌...했다고....

-검은 포도주빛 바다의 미스테리

-냉혹한 번역의 세계

-고골, 보르헤스, 그리고 카프카

-우리 모두 -프-의 세계에 살고 있다

-웅가레티의 아틀리에

-아 아서왕 아시는구나!

-대중의 취향과는 타협하지 않는다

-율리시스 전쟁

-남작부인의 다다는 땀흘린다

-P P P P P P P P P

-"키 사 마ㅡ!!!!!!!!!!"

-후리더어어어어엄!!!

-세 명의 뚱보들

-5월은 어린이날~ 우리

-조지아는 어떻게 다시 문학 강국이 되었나

-스탈린 동무 살려주시게! 내가 번역도 해주지 않았던가?

-나치라고? 어림도 없다 암!!!!

-안녕하세요 Korean 독자들, 나는 H.D.

-다 함께 외쳐 EE!!

-모더니즘 - 할리우드 워 -

-모더니스트가 가지 않은 길

-베를린 알렉산더 도살장

-인생을 낭비하는 새

-탐정, 추리 그리고 모더니즘

-발걸음으로 태양계를 가로질렀지

-어이! 그건 뭐냐? 아아 이건 '선구자'라는 거다

-웨일즈가 뭔데 씹덕쉐리들아

-높은 곳을 나는 매는 추락한다

-훈족의 왕 아틸라

-응애 나 아기 시인, 마망

-슈몰의 첫번째 책

-스파게티 탐정은 파인애플 피자를 먹는다

-부사장인 내가 사실은 SS급 대시인?!!

-비시 엘랑은 6주의 시간이 필요해요

-존 티토의 엘 프사이 콩그루

-시대로부터의 탈출 다다다다다다다

-애기 파시스트 단눈치오

-피네간의 경야 연극이 있다?!!

-홍철 없는 홍철팀

-모더니즘적 표절

-신밧드의 귀환

-니콜라이와 레닌은 광대를 좋아해

-원조 카프카는 거꾸로 해도

-러시아의 매국노가 되어도 좋다

-처방전엔 약 대신 시

-라이너, 어째서 요양원에 장미를 들고 간 거야!

-모더니즘의 종말

-인도로 가는 길

-우크1라이나, 우크1라이나

-나는 이종범이다

-체코 초현실주의 지부 이상 없다

-형님 이렇게 아우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헨리 제임스 (1)

-네가 선택한 소비에트다 악으로 깡으로

-거꾸로, 거꾸로 저 밑바닥까지!

-고고학이 문학을 바꾸다

-넷카마(?)가 러시아를 덮치다

-노벨상 특집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수상

-달빛 아래 헝가리인으로 살아남기

-오우, 즉시 포스트모던 미국 시?

-필리핀, 모더니즘, 노벨문학상, 멋진 단어 3개

-아 달콤쌉싸름했던 스컹크의 추억이여!

-모던쿤, 사실 나도 친목질한 적이 없어

-이태리 공업은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어


모더니스트의 선조들

-지나간 모더니스트는 어디에 있는가

-셰익스피어와 사라진 연극들 - 영국 르네상스 (1)

-극한직업 영국 극작가 - 영국 르네상스 (2)

-영국 르네상스 (3)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고래박이 멜붕이의 삶 (1) (2) (3)

-단테....쇼펜하우어, 니체.....베케트

-"여어ㅡ 『페도 대장』"

-믿겠다 확실히 너는 예언자가 맞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