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행복한 순간들과 환히 빛나던 한낮과
금색 틈새의 끝없고 어두컴컴한 밤
어느날 내게 이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한 채
이 세상에서 마지막을 맞는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틀림없이 그것을 믿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나와 같은 심정을 지닌 다른 사람들이 올 것이다
그들은 풀잎을 어루만지고 그대를 사랑한다 말할 것이며
저녁에 목소리를 죽인 채 꿈을 꿀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여행을 재개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주친 아이들에게 웃음을 짓고
그들 이름이 속삭여지면 고개를 돌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 눈을 구름을 향해 바라볼 것이다

언제나 두근거리는 연인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이 그들에게 첫 새벽이 될 것이다
언제나 물과 바람과 빛이 함께할 것이다
나그네 말고는 아무도 지나가는 이가 없을 것이다

한순간 하늘이 우리에게 그렇게나 멋져 보여도
마치 너무나도 아름답지는 않은 것처럼
실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사람들이 스스로 가진 죽음에 대한 공포이다

그렇다 그것은 짧은 순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마치 흘러넘치는 술잔 속 헛된 포도주와 같이
우리들의 기쁨도 아픔도 같이 지나간다
하여 바다조차 우리의 갈증을 채워줄 수 없다

그럼에도 비록 이 모든 시련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등골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과 피폐해진 마음과
여전히 계속 존재하는 불가피한 선택지와
입술을 주름지게 하는 고뇌에도 불구하고

여우에게 마음이 좀먹혀가는
전쟁과 불의와 불면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삶이 통째로 도둑맞은 아이처럼
고통이야말로 내가 짊어져야 할 몫일지라도

좌충우돌하며 극악무도한 속내를 지닌
악의를 품은 자들과 그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좋아하고 자기들을 결백하다 믿으면서
그대를 탄압하며 강제로 가두려 할지라도

바닥 없는 우물과 같은 암울한 나날이 있을지라도
증오를 노려보는 저 끝없는 밤들이 이어질지라도
어찌하여 자기들이 무엇을 저지르는지도 모르는
쇠사슬을 지닌 앞잡이들과 적들을 마주칠지라도

나이를 먹으면서 급작스레 마음이 약해지더라도
주위 사람들이 뭐든지 광신하는 채 비난할지라도
그대를 물어뜯어대는 모든 일에 무관심하며
앙갚음해대는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를 지어 던져대는
저 잔인하고 더러운 행태가 있을지라도
그 어떤 욕지거리나 울음소리마저 달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상을 지어내며 고통을 자아낼지라도

이 지옥같은 모든 악몽과 상처와
이별과 슬픔과 모욕이 있을지라도
그리고 여태까지 빌고 빌어오는
하늘같이 떠받든 멍청한 모든 믿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나는 인생이란 이렇다 말하리라
내 말을 들어주고 여기서 내가 말을 걸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말고는 입술 위 올릴 말이 없다
나는 말하리라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다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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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 번역인데 본문이 참 길어서 고생 좀 했습니다.
출근과 개학은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갈 가치는 있겠습니다.

자짤: 절망계 애니송 가수 Re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