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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뜬금없을 수 있겠지만 혹시 여기서 자신의 성에 대해 소민해 본적 있는 사람? 유희용으로. 혹은 진지하게 디른 성을 체험해 볼 생각이 있는 분?
그럴 생각이 있다면 당신은 셋중 하나일지 모른다.
아이스께끼를 외칠 생각에 들뜬 개구장이거나 타인에 대힌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서는 용감한 이. 그것도 아니라면 분명 게센인일 것이다.

어둠의 왼손의 메인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추위와 어두움의 행성 게센에 겐리 아이가 내리다.
이제부터 당신은 겐리 아이라 하는 인류(헤인)의 대사로 경계심 가득한 외계인인 게센인들과 교섭을 해야한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다.
대사로서 맞을 최악의 위기는 아마 분쟁지역에서의 것이겠지만 여기는 그럴걱정은 없다.
너무 추워서 북극곰도 못사는 이 별에는 전쟁이란 개념이 경제성 부족으로 실종된지 오래니까.
대신 당신이 마주하게 될건 생경스러운 성정체성에 대한 공격이다.

간딘히 말해줄까?
당신은 지금부터 '변태' 라는 얘기다.


어둠의 왼손은 참으로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왜냐면 혀끝으로 대어보면 뼈가 시린 한기가 느껴지지만 잘 참고 맛보다보면 사변소설이 가지는 풍부한 은유와 상상력. 실험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추위의 행성 게센인들의 특징은 한 가지. 한달여의 시간을 주기로 그들은 자신의 성이 변화한다.
그것도 발정기에만 남녀의 구분이 나눠질뿐 대부분의 시간동안 그들은 어느쪽의 성으로도 판단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매순간 하나의 성을 유지 하고 심지어는 남성성이니 뭐니 하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간 남자 겐리 아이는 참으로 곤혹스럽기 그지없는 변태인 것이다

인간 대사로 게센인들과의 접촉을 타진하기 위해 왔던 대사 겐리 아이는 이런 그들의 습성이 낳은 사회구조. 의식과 문화를 맞닥뜨리고 그런 와중 게센인 '에스트라벤'을 만나 신용할 수 없는 그와 함께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로 어둠의 왼손의 줄거리이다.

어둠의 왼손이 르귄 여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모험적인 도전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완성도와 게센이라는.
혹한의 세계의 신비함인데.

단순히 표현하자면 단순히 눈에 뒤덮인 냉혹의 대지 일뿐인 게센을 르귄여사는 대가다운 풍모로 자아낸 신화와 전설. 그리고 냉혹하면서도 아름다운 한 사내의 파멸에 대한 이야기로 훌륭히 엮어내어 소설자체로서의 힘을 크게 길러놓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sf중 하나인 소설로 아시모프류의 논리적인 상상력이나 클라크 경의 장대하면서도 심원한 통칠 그리고 하인라인류의 사상론 과는 다른
인간의 심리에 대한 고찰과 그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성에 대한 깊은 사변적 상상력이 독자로 하여금 끝없이 빠져들게 만들어 마침내 추위의 행성 게센에 서서 그들을 바리보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얼음 쟁반 위를 구르는 옥구슬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어둠의 왼손' 한번 읽어 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