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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의 세 가지 빛깔]에 관한 메모.
"형, 그 음악 좀 틀어줘."
동생은 누운 채로 내게 말하곤 했는 데 그러면 이어폰을 녀석의 두 귀에 꽂아주고
CDP 재생 버튼을 눌렀다. 눈을 감은 동생이 음악에 집중하는 듯 하다 이내 잠이 든다.
그때 나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를 엄청나게 듣던 시기였다.
수천 번은 들었지 싶은 착각이 들 만큼 한마디로 나는 절어있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순수함이 음악이라는 형식을 빌려 솟아 오르는 것 같았다.
처음 본 사람에게서 마음에 가눌 수 없는 기쁨과 환희가 솟아나 마지못해
'사랑'이라는 말로 매어 놓듯 음악으로 가장한 뮤즈 여신은 나를 단단히 붙잡고는
놓아 주지 않았다.
한 번은 동생이 그 음악을 듣다가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음악을 틀어 놓고 이어폰을 낀 채 잠이 드는 경우가 있었다.
녀석은 보통 첫 번째 트랙 [So what]에서, 폴 체임버스의 베이스와 빌 에반스의
피아노로 시작하는 인트로를 지나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솔로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수면에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잠들었다. 가끔 내 편의 때문에 동생을 억지로 재우려
귀에다 이어폰을 쑤셔 넣으면 내 의도를 알아차린 동생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후에 녀석은 즉흥연주(improvisation)를 이해하고 느끼기 시작했고, 나처럼 빠져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를 사로 잡은 뮤즈 여신은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도 그저 황홀하게 바라 볼 뿐인데, 왜냐하면 그 무엇이 나를 여신에게로 이끄는지
광휘로 가득한 저 두 눈을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해봤으나 결국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Kind of blue]는 오늘날 아랄해처럼 바싹 마르고 먼지로 흩어져 가는 재즈에서 마르지 않는 샘이다.
만약 온 주위가 사막으로 변한다면 이 작품은 재즈를 기억하는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블루의 세 가지 빛깔은]은 오아시스를 교차했던 세 사람, 마일즈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의 삶을 다룬다.
자료가 충실해 내용이 풍부하다. 하지만 재즈에 관심이 없으면 한때 내 동생이 그랬듯 수면에 도움을 줄 뿐이다.
아무거나 들어서 사람 때리면 죽을듯 - dc App
좋은책 읽는구나 부럽다
경영,재무쪽으로 추천할만한거 있음?
캐논볼 애덜리: 시발
오 요세푸스!
두고두고 읽을 책들이네. 한 번 읽고 버리면 안 될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