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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독서록으로 썼는데 한 번 올려봄

양식 맞춘거라 가독성 떨어질 수도 있읍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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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에 페스트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성문이 내려가고, 사람들은 고립된다. 보건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재앙에 맞서 싸우지만 역부족이다. 시간이 지나자 페스트는 사그라들고, 도시는 정상화 된다. 다음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페스트의 줄거리이다. ‘페스트는 전형적인 그리스 희극의 서사를 담고 있다.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발생하는 갈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용사들의 모험담. 거기에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대표되는 외부 요인에 의한 갈등의 해소까지. 이런 고대 그리스의 희극들은 극의 형태 자체가 부조리함을 내재하고 있다. 살과 피로 이루어진 영웅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실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위엄과 후광을 두르고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신들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러한 부조리함을 극의 서사구조를 통해 드러내며 페스트의 부조리성에 대해 암시하고 있다.


삶과 죽음은 전적으로 공평하다. 사람을 가리지 않으며,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전적으로 무작위성에만 의존 할 뿐이다. 그토록 삶을 향한 희망과 갈증으로 가득 차 있던 타루는 페스트와 맞서 싸우다 죽는다. 믿음과 구원을 소망하던 파늘루 신부 역시 죽는다. 요양을 떠난 리유의 아내 역시 죽는다. 살아남기 위한 그 어떤 행동도 의미 없는 헛고생이 되기 일쑤이다. 삶과 죽음은 부조리하다. 우리의 인생 역시 부조리하다. 이치와 도리는 옛말이고, 부조리한 현실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아니 무기력하다. 부조리는 의지를 죽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카뮈는 무능한 영웅을 통해 인간 본성의 숭고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생물이라면 그 어떤 감정보다 살아남고 싶다는 의지가 선행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오랑의 사람들을 위해 페스트에 걸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는 리유와 타루를 통해, 공포와 허무에 휩싸이지 않고 본성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감정과 본성을 극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특히 생존 본능은 우리의 전부나 다름없다. 생육하고 번성하려는 의지는 하늘이 생명에게 내려준 천명이다. 그러나 영웅들은 천명을 거스르고 동물로서의 본능을 이겨낸다. 영웅은 부조리한 존재로서 완성된다. 인간은 영웅으로서 신성을 얻고 별들 사이로 날아올라 지고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삶은 유한하나 영웅의 의지는 불멸로 자리한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들을 상상해보라. 그들의 결말은 항상 자기 파멸적이다. 헤라클레스는 아내의 의심에 파멸한다. 오이디푸스는 제 아비를 죽이고 제 눈을 파낸다. 오디세우스는 아들의 손에 죽는다. 이들의 죽음은 모두 신들의 농간이다. 고전 시대의 영웅들은 신에 순응하고 악을 무찔렀다. 결국 무엇 하나 극복해 내지 못하고 운명에 복종하는 인물상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카뮈의 영웅들은 인간 찬가의 표본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의지에 순응하고, 우주의 질서를 거부한다. 그들이 비록 운명을 개척해 내지는 못했더라도,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갖추고 싸운 것이다. 고전 영웅과 카뮈의 영웅은 모두 부조리한 희극 속의 영웅들이다. 그러나 카뮈의 영웅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페스트를 통해 그는 부조리한 이야기 속에 부조리한 영웅을 집어넣고 그들이 극을 깨부수는 것을 방관했기 때문이다.


펑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