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은 뒤
죽어서 무겁던 육혼 다 벗은 뒤에도
내가 너를 사랑했던
마음 하나만은
다시
꺼진 연탄재를 서먹서먹 넋빼고 쌓여있는
그때 그 광화문 골목들로
싸락눈 몇이 아픈 몸 마지막으로 깨뜨리던
그때 그 찻집 문턱가로
어슬렁거릴 것이니

네가 부르면
대답하리라
오오냐 오오냐
땅 위 침묵하는 모든 것들로
따끔따끔 뼈를 끊듯이
대답하리라
안 보이는
환한 꿈과 고통을 살 속에 넣고 사는
북위 37.5도 동경 127도의 서울로 살아서
대답하리라 —홍신선, 작은 고통의 노래


홍신선 전집을 언제 한번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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