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이 실패한 부분이 있다. 찌꺼기 인간과 성이 바로 그것이다. (...) 성욕은 인간 삶을 뒷받침하는 자연적 토대를 제공하기는커녕 인간이 스스로 자연에서 떨어져 나오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성도착이나 치명적인 성적 열망은 동물계에서 완전히 낯선 현상이다. (...) 헤겔은 문화가 진행되면서 성욕을 구성하는 자연적 질료가 어떻게 교화되고 지양되며 전달되는지 기술할 뿐이다. 헤겔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더는 출산만을 위해 성교하지 않으며 유혹과 결혼이라는 복잡한 과정에 개입한다. 성욕도 이 과정을 거치면서 남녀 간의 정신적 결합에 대한 표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여기서 헤겔이 놓친 사실은 일단 우리가 인간의 조건 아래 머물러 있는 한 성욕은 변형되고 문명화될 뿐더러 자신의 실체 자체도 훨씬 더 과격하게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성욕은 더 이상 출산을 향한 본능적 충동이 아니며, 자연적 목표인 출산을 벗어나 무한한, 정확히 형이상학적 열정으로 상승한다. (...)  인간의 성욕은 목표에 도달할 수 없으며,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성욕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인간 성욕의 특징이다. (...)기독교는 진정한 형이상학적 특징을 지닌 성욕을 없애야 할 교란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성욕을 출산을 위한 동물적 기능으로 환원하여 성욕이라는 경쟁자를 없애려는 자는 역설적으로 기독교 자신이다(특히 카톨릭교다). 기독교는 성욕을 '정상 상태'로 만들려 하고, 영성의 포장지로 성욕을 포장해 영적인 것으로 만든다(이에 따라 기독교는 성교가 배우자를 향한 존경과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세련되고 교양 있게.) 기독교는 성욕에 내재된 영성을, 무조건적 열정의 차원을 막는다. (...) 이 모든 사례에서 목표는 영성의 섬뜩한 쌍둥이를 제거하는 것이다. 즉 본능 자체를 영원한 충동으로 절대화하는 과잉으로서, 외설적 리비도적 형상을 지닌 쌍둥이를 제거하는 것이다. 


여기서 찌꺼기 인간과 성의 유사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