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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언어적 묘사의 풍부함은 그 화려한 묘사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충실함을 주지만, 반대로 독해의 어려움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 '사형장으로의 초대'는 이 중 후자에 속하는 종류인데, 이 글의 묘사는 풍부하면서도 파편적이고 모호한 꿈과 같은 묘사가 상당 부분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형장'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은 친친나트가 사형장으로 가기까지의 내적 독백이자 외부와의 갈등을 그린 글로, 이 과정에서 친친나트는 마치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듯한 묘사를 보여준다. 그에게는 현실의 감옥에 존재하는 그와,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또 하나의 그가 존재하는데, 이 중 후자의 존재는 현실의 그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의 허위와 기만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친친나트를 둘러싼 현실적 조건들은 주변인물들의 형태로 나타나 그와 현실세계의 관계를 맺으려 하는 시도를 보이는데, 그는 이 모든 것에 무심하며 어떠한 흥미를 가지지도 못한다. 이러한 현실은 과장적이고 희극적으로 묘사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구분마저 무의미해지는 정도까지 도달하는데, 이는 그가 현실을 더욱 허구적으로 느끼는데 일조한다. 그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사형 날짜로, 언제 끝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정성은 그에게 사유의 끝을 설정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장된 현실을 겪은 후 결말부에서 사형을 당하는 친친나트와 달리 다른 하나의 친친나트가 사형이라는 현실을 거부하고 떠나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깨달음의 승리이자 연극과도 같은 현실을 떠나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을 찾아가는 개인적인 여정으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사실, '사형장'은 의식의 흐름적 서술이 가득한 글이라는 점에서 현실의 감옥과 다른 하나의 나라는 이항 대립을 매우 모호한 형태로 제시하는데 이는 서술의 복잡성을 올림으로써 글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면도 있었다. 현실의 세계를 너무 뒤죽박죽으로 제시하여 그 무의미성을 부각하는 것과 함께, 그의 자유적 생각 역시 어디로 향하는지 알기 힘들만큼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사가 현실을 허구로 느끼게 만들고, 이는 이 글 자체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며 글의 허구성을 느끼게 한다는 점은 이 글을 이중으로 심화시키는 방식이기도 하다.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방식이 아닐지라도,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또한 글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이란 점에서, 작가의 다른 글 역시 이와 같은 시선으로 보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