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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쓰는거니까 정상적인 문장 형태를 기대하지말아주.,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 그때그때적었어
생의 이면을 읽었던 나로써는 이승우를 훌룡한 작가라 평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그가 생의 이면에서 보여주었던 절절함, 찌질함, 애수 섞인 문장들은 불현듯 떠오를 정도로 날카로운 것이기에, 국문학의 지하수기라 부를 수 있을만큼 대단한 것이기에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년도별로 애정하는 작품을 꼽는다면 90년대에는 필히 생의 이면을 꼽을 정도로 이승우라는 이름은 마음 속에 깊게도 남아있다. 미궁에 대한 추측 같은 단편들도 물론 즐거웠다. 장단편을 아울러 특유의 침잠은 아름답게 써져있다. 그런 것들 덕에 이승우라는 작가는 일종의 보증수표처럼 느껴졌던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생애를 읽고 나서 드는 감상은 실망에 치중되어 있었고, 지금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길게 쓸 거리도 없어 짧게, 그리고 술마신 다음에 두서없이 적으려한다.
앞에서는 사랑에 관한 장광설을 진행하고, 뒤로 가서 꼭 부연설명을 덧붙이듯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다른 소설들도 자주 차용하는 이 방식을 구태여 언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승우가 정말 많은 말을 늘어놓는다는 점에 있을 것이고,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댄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 특유의 문장이 맞지 않는다면 안타깝게도 재미가 없어지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실질적으로 서사가 많이 등장하는 소설이 아니거니와, 작가의 방식이 말을 돌려대다 이야기를 던지는 쪽이기에 서사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논설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도 않아 읽는게 고역이였다.
이승우 특유의 반복은 그 집요함에 짜증날때가 있다. ~한 것은 ~였다 하고 표현할, 해봐야 2줄짜리 문장을 붙잡고 늘려 6줄로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인 이 반복은 그의 단편에선 그리 거슬리지 않았다. 유독 이 작품에선 지루하게 느껴진다.
정적을 없애기보단 채워주는 음악이 좋아 블루스를 듣는 실정인데, 밀도 높은 글이 싫을리가 없다. 다만 반복하는 글과 밀도 높은 글은 다르다. 생의 이면에 비해 순수히 그 문체가 변화했을 따름일지도 모르고, 그냥 빈도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 칭찬할만한 거의 유일한 것은 작가 특유의 날카로움이다. 이런 양식의 소설을 보자면 작가가 소설가가 된 일은 어느정도 필연적이라는 인상마저 든다. 세밀하고 민감하다 싶은, 단어 하나 어절 하나에도 반응하는 선택적이고 이기적인 민감성은 글 짓는 이들의 특권이다. 실제로 글을 투박하게 짓든 말든 정작 그들이 말을 듣고 읽을때는 누구보다 민감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민감함을 그대로 표현하기 적합한 것은 글 이외엔 없다. 모든 작가들은 정신병자야..
후반부의 절정 부분은 생의 이면을 길게 늘린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전까지 느린 호흡으로 이어오던 이야기를 몰아치듯 완결시키는 생의 이면의 방식과, 납득 가능한 템포로 전개한 사랑의 생애의 방식. 안타깝게도 전자가 더 좋았다.
"형배는 자기가 물속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물밖에서 물의 성분과 성질을 따지는 연구자와 진배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선희와 영석은 물 안에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사랑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이들이라는 사실이 깨달아졌다. "
36장에 나오는 이 문장을 보면, 사실 35장까지의 내용은 그닥 부질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후반부에 내용이 한번에 정리되는 책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왜 읽었지하는 탄식과 이거구나하는 감탄. 사랑의 생애는 역시 전자에 가까웠다.
이 책의 첫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건 꽤 신기한 일이다. 이승우가 설명하고자 하는 사랑은 숙주라는 한 마디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는 이 소설 전반에 걸쳐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의 숙주라는 단언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수 많은 정의 중 하나다. 그래도 문장의 맛은 좋으니 아예 이해 못할 일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소설의 제목이 사랑의 일생인 까닭은, 사랑의 변덕, 자격지심, 필연과 우연성 등등 조사로 수식될 일들이 전부 적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은 잘 지은 것 같다. 내용은 잘못지은것같고..
가장 최근에 읽었던 피천득의 사랑과는 달리 지나치게도 절절하고 적나라했지만, 어쨌거나 이것 역시 사랑이긴 할 것이다. 읽고 나서 서운함마저 느껴지는걸 보아하니 이건 실연이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 이승우와의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나는가..
최근 감상 남긴 작품들이 다 너무 긍정적이여서 예스맨 된건가 싶었는데
사랑의 생애 읽자마자 그건 아니라는걸 깨달았음
생의 이면 재독마렵다..
이제 에리직톤의 초상을 읽으면서 사랑과 살해를 구분하지 못하는 법을 배워야겠구나...
에리직톤 잼씀??
신학 얘기가 거칠게 들어가서 좀 더 어려울 수 이씀. 기본 골자는 약간 스릴러? 음모론?이라 해야 되나 거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형식임 지상의 노래, 사랑의 생애, 캉탕 이런 거에 비해 확실히 이전 작품이라는 느낌은 있는데 재미는 있었음
@ㅇㅇ 신학애기면 개재밌겠다 ㄱㅅㄱㅅ
제목이라도 수정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승우 단편은 볼만한가 - dc App
단편은 확실히 재밌더라
의도를 넘어서는 표현들, 동기와 상관없는 결과들, 원문에서 달아나는 번역들이 삶에 신비를 더한다.
난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
@ㅇㅇ 나도 이런 세밀한 문장은 참 좋았는데 뭔가 아쉽더라
@PKD 돼지불백햄 문체가 그렇다 보니 안 좋을 때 더 안 좋게 느껴지는 듯 구린내가 나도 후루룩 넘길 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