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자를 끝냈다. 재독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제 소멸을 봐야할 차례인데 손이 가지 않았다. 나는 그 책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베른하르트 문체의 그 리듬이 두려웠다, 난 생각했다. 그 책을 읽어야 했다. 적어도 읽기는 해야 했다. 그러나 곧바로 펼칠 수 없었다. 내게 저 책을 읽을 힘이 있을지, 어쩌면 내게 그 자격이 있는지 누군가에게 허락받아야 하는 건 아닐지 의심했지만 그래도 나는 시도해야 하니 미칠 것 같았다. 이미 큰 돈(무려 16000원이라는 내 기준의 거금)을 들여 사 놓았는데 읽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난 생각했다. 최소한 책을 펼쳐야 했다. 아니, 어쩌면 끝까지 읽어야 했다. 16000원을 그냥 버릴 수는 없잖아, 난 생각했다.
소멸은 몰락하는 자랑 문체가 어느 정도 다를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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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에 만육천은 혜자네
ㅇㅈ 그래서 올라온 거 냉큼 삼 - dc App
소멸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