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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에서 인파가 몰려 내려올 때
공화국 광장¹에서
흑인들의 물결이 거센 주먹처럼 만들어지고
눈앞에 보이는 그 눈부신 행렬을 가리려
상점들은 덧문을 닫는다
나는 기억한다 1907년 5월 첫날을
금박으로 꾸민 살롱에 테러가 날뛰던 날을
저 멀리 분노의 메아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서쪽 교외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막은 때를²
나는 기억한다 페레의 선고를
스페인 대사관이 오명으로 먹칠되어
짓밟혔던 날을³
조레스⁴를 위한 행렬을 본 지
사코와 반제티⁵를 위해 오열한 지
파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파리는 그 사거리는 아직도 그 모든 콧김으로 떨리고 있다
그 도로는 언제나 공중으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 나무는 군인들이 향하는 길을 막을 채비가 되어 있다
돌아 보아라 거구(巨具)의 파리여 말하라
오 벨르빌⁶이여 너 생드니⁷여
붉은 깃발 아래 제왕들이 죄수가 된 곳이여
이브리⁸ 자벨⁹ 말라코프¹⁰여
그 이름을 그 역할과 함께 부른다
신문을 뿌리는 심부름꾼 아이들
머리를 한껏 올려 묶은 여자들과 악몽같은
직장에서 뛰쳐나온 남자들
저들의 발걸음은 나약하나 눈빛은 그 무엇보다 빛난다
도시에는 언제나 병기창이 있기 마련이고
부르주아들의 문 곁에는 자동차가 있다
가로등을 지푸라기처럼 휘어버려라
가판대여 벤치여 월리스 분수대¹¹여 춤추어라
경찰을 끌어내라
동지들이여
경찰을 끌어내라
저 멀리 저 멀리 부잣집 자식들과 최고급 정부들이
잠든 서쪽을 향하여
마들렌¹²을 돌파하라 프롤레타리아여
그대들의 분노가 엘리제 궁¹³을 휩쓸게 하라
주중에 그대는 불로뉴 숲¹⁴을 거닐 권리가 있다
언젠가 그대는 개선문을 날려버릴 것이다
그대의 저력을 깨쳐라 프롤레타리아여
깨쳐라 그 사슬을 끊어내라
그날을 기다린다 주시할 것을 명심하라
감옥에서 이 소문이 들려온다
하루하루 시시각각 매 분마다 매 초마다
치명적 일격이 될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모든 사회 파시즘¹⁵적 의사들이
희생자의 시체 위로 몸을 구부려
레이스 달린 셔츠 아래로 손가락을 더듬어
정밀 기구로 이미 썩어가는 심장을
진찰할 만큼 총알을 확실히 맞을 때를 기다린다
저들은 보통의 치료법마저 찾지 못하고
폭도들의 손에 넘겨져 벽에서 총살당할 것이다
총살하라 레옹 블룸¹⁶을
총살하라 봉쿠르¹⁷프로사르¹⁸데아¹⁹를
총살하라 조련된 사회민주주의 곰들을²⁰
총살하라 총살하라 지나가며 들려온다
가셰리²¹에게 던져진 죽음이 총살하라
공산당²²의 영도 아래
SFIC²³
그대는 방아쇠에 손을 얹고서 기다린다
그러나 발포하라 외치는 자는
내가 아니라
레닌이다
바로 레닌이다
클레르보²⁴에서 멈출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신문이 말한다
벽이 노래한다
혁명적으로 행진하는 진실이다
흑해의 영광스러운 반란자 마르티²⁵에게 인사를 보낸다
누명을 쓰고 갇혔으나 머지않아 풀려나리라
옌바이²⁶
이 말이 일깨우는 바 무엇인가
사형 집행인의 굽은 칼로는 인민에 재갈을
물릴 수는 없다는 것 그럴 수도 없다는 것
옌바이
황인종 형제들이여 이 맹세를 바친다
그대들 생명 한 방울마다
복된²⁷피가 흐를 것이다
들어라 제3공화국²⁸의 조종사들이 쏘아댄
총탄에 맞은 시리아의 저 외침을²⁹
들어라 나이도 성별도 알려지지 않은 채
죽어간 모로코 사람들의 절규를³⁰
이를 악물고 복수의 칼을 벼리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는 자들은
저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휘파람을 분다
노래로다 노래로다 UR
SS 강철처럼 즐거운 노래로다 SS
SR 불타는 노래로다 이것은
희망이다 노래로다 SSSR 노래로다
10월의 노래로다 빛나는 과실과 함께로다
휘파람을 불어라 SSSR SSSR 이제는
참고만 있지 않으리라 SSSR SSSR SSSR
각주는 이미지로 대신합니다
살다살다 주석 붙이는게 더 힘든 시가 있네
주석 ㄷㄷ
저거 A4 가득 다 채워서 글자 용량 넘음
주제도 그렇고 시 자체가 강하니 높은산깊은골같이 군가부르는 느낌 난다…
너무 강한 나머지 검찰당국한테 고소미 먹음
@달밤에가린별 헉 ㄷㄷ
@ㅅㄱㅅㄱ 사유: 경관살해 및 명령 불복종, 실존인물 위협 등 이걸로 징역 5년 구형당할 뻔한
@달밤에가린별 참전후PTSD때문에 그런가? 그당시엔 PTSD에 대한 개념이 잘 없다 하던데…
@ㅅㄱㅅㄱ 놉 이거 1931년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시임. 아라공이 초현실주의에서 공산주의로 경도될 때
@ㅅㄱㅅㄱ 이 시 때문에 프랑스 사회가 발칵 뒤집어져서 겨우 실형을 면했지만 고유명사로 '아라공 사건'이라 부를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