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중편소설을 좋아했어
일정한 분량으로 한 줄기 서사를 깊게 파는게 좋더라고
페드로 파라모, 설국, 비곗덩어리는 여러 번 볼 정도로 매력있더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추천 받았는데
라쇼몬이랑 귀까지만 읽고 멋진 단편 작가라고 생각했지
내가 좀 게을러서 다음 작품은 안 읽고 반납함 ㅋㅋㅋ
라쇼몬 생각이 나서 다시 빌렸는데
지옥변을 그 때 읽었어
그렇게 강렬하게 이미지가 그려지는 작품은 처음이었고
예술지상주의니 뭐니 그런 비평에는 크게 신경 안써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그렇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장면이 굉장히 기괴하면서도 신선했어
당시에는 내가 감히 비평을 하면서
라쇼몬은 재능의 영역이고 지옥변은 노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 전에 e-book으로 지옥변을 다시 읽으면서
왜 내가 이 작품을 노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지를 알았어
너무 쉽게 쓴 것처럼 느껴졌던거야 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중편의 매력이 다 들어있더라
등장 인물과 장소는 제한적
흩어지지 않고 한 줄기 서사만으로 완결
그에 맞게 자유로우면서도 정제된 느낌의 문장들
글의 짜임새로 긴장감 유지
인물들의 관계에 공감하면서도
한번에 완독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지
작가가 남긴 가장 긴 작품이라서 흥미롭기도 하고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많이 읽히고
이번년도에는 수상작이 없어서
작가가 쓴 작품들, 지향했던 예술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
지옥변 최고지, 문장도 멋지고 구조도 이야기를 더 재밌게 만들어주는..
지옥변 안 본 뇌 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