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달 만에 결산글이 아닌 다른 게시글을 올려 보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말레이시아에서 2년 넘게 지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소박하게나마 외국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나누고 싶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이번에 갔다온 서점은 Bookxcess라는 서점 체인에서 최근에 오픈한 The Library라는 곳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 수방자야 반다르 선웨이의 한 쇼핑몰 안에 있는데 여기 대기업인 선웨이에서 인위적으로 조성한 도시라서 그 회사가 운영하는 대학교, 이집트 컨셉의 쇼핑몰, 병원, 워터파크가 한데 모여 있는 특이한 동네다.
내가 그간 말레이시아에서는 외국계 자본이 세운 서점만 보여줬었는데 여기는 순수 말레이시아인이 만든 서점 체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파는 영어책은 가격이 제법 나가는 편인데 여기서는 재고로 쌓인 책을 덤핑으로 사와서 팔다보니 가격이 착한 편이다.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체인이 여럿 있는데 이번에 갔다온 곳은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유일하게 24시간 동안 운영한다고 한다. 실제로도 한밤중에 다같이 책읽는 행사도 여는 모양이다.
여느 서점이 그렇듯이 입구에 있는 매대에는 베스트셀러들이 놓여있다. 매번 서점을 가면서 느끼는 거지만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책은 영미권 쪽 로맨스 소설이랑 일본 만화책인 것 같다. 다른 서점이었다면 책에 눈이 먼저 갔겠지만 여긴 확실히 서점 인테리어에 눈길이 더 갔곤 것 같다.
입구 쪽 카운터 옆에는 미스터리 박스처럼 표지를 가려놓은 책들도 있다. 표지를 가려놓고 장르랑 특징만 적어 놓았다. 나름 흥미로운 아이디어긴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어떤 작가가 썼느냐여서 굳이 저런 책을 사진 않을 것 같다.
이 서점은 단순 인테리어만 예쁘게 해둔 게 아니라 미술품 모작이랑 조형물 같은 것도 꽤나 많이 비치해두는 편이다. 이건 꼭 이 서점뿐만 아니라 다른 Bookxcess 서점에도 드러나는 공통적인 특징이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기둥 모양의 책장이랑 스팀펑크풍 공장 설비처럼 생긴 원추형 테이블이 보인다. 넓직한 공간을 보먼 서점보다는 정말 도서관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테이블도 꽤 크고 좌석도 많은 편이었지만 대부분 과제하거나 공부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근방에 대학교가 4곳이나 몰려 있어서 그런지 다들 거기서 공부하눈 대학생들인 것 같았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통창이 있는데 쇼핑몰 뒤에 자리잡은 인공호수가 보였다. 내가 갔던 날이 흐린 날이라서 좀 풍경이 꾸리꾸리 했지만 맑은 날에 갔으면 제법 볼만한 풍경이었을 것 같다. 창가 쪽에는 카페도 입주해 있다.
물론 서점 자체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다 보니 꼭 카페에서 돈 주고 사마실 필요없이 서점 이곳저곳에 휴게할 수 있는 공간이 적잖게 있다.
여러번 언급했듯이 이 서점이 꽤나 넓어서 장서량 자체는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이 서점은 책을 따로 주문해서 받아오는 게 아니라 재고 땡처리로 많이 사오는 편이라서 진열된 책의 종류는 솔직히 다양하지 않다. 가격도 착하고 인테리어도 좋은 이 서점의 유일한 단점이다.
그래도 이곳저곳 뒤져보면 나름 흥미로운 책들도 보인다. 말레이시아라는 나라가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이 있고 인구의 60% 남짓이 이슬람을 믿는 나라인데 그 두가지 요소를 결합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내 최대 관심사인 문학 쪽 책장을 둘러봤다. 상술했듯이 남는 재고 위주로 책을 사들여서 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 값이 꽤나 비싼 축에 속하는 고전문학 양장본들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다른 서점에서 보지 못한 아르누보 풍 표지의 책들도 있었다.
책값이 싸서 다룬 서점이라면 한 권 살 값으로 두 권을 샀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고 디킨스표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두 도시 이야기를 샀고, 이전부터 읽어보려고 했던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도 샀다.
말레이시아가 관광대국으로 유명하진 않아서 쿠알라룸푸르까지 여행올 독붕이들이 많지 않겠지만 이 서점은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서도 떨어진 위성도시에 있어서 아마 여기로 오더라도 접근성은 떨어질 거다. 그래도 반다르 선웨이에 가족이나 지인이 산다던지 아니면 유학 목적으로 장기 체류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 가봐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도 Bookxcess가 여러 지점이 있고,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에 REXKL이라고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지점이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여길 대신 가봐도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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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잘 봤음
우와 진짜 좋다 인구수 우리나라의 6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는데 저런 큰 서점이 있네 게다가 체인이라니 독서율이 높은가?쨋든 부럽다ㅎ 해외여행 안 간지 꽤 됐는데 덕분에 좋은 경험했어 진짜 고마워ㅎㅎ
통계로도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에선 독서율이 최상위권이더라. 말레이인, 중국계, 인도계할 것 없이 책을 좀 읽는 듯 - dc App
인테리어 좋네 - dc App
사진 찍기에는 최적의 서점임. 다른 지점들도 인테리어에는 꽤나 신경썼음 - dc App
중간에 거울에 님 사진 나오는듯
사진 올릴 땐 생각도 못했었네 ㅋㅋㅋㅋㅋㅋ 지적 고마워 지금은 지웠음 - dc App
@Choir 굿ㅎㅎ
행님 노란 티샤쓰 잘 어울리심다
내 몸뚱이가 최소한 옷걸이로 기능은 하는 것 같네 ㅋㅋㅋㅋ - dc App
히잡은 미소녀 이쁘다
생각보다 일본식 그림체에 이슬람식 복식을 잘 녹여내서 놀라움 ㅋㅋㅋㅋㅋ - dc App
동남독붕 개추 - dc App
주로 영문서적을 파는건가? 말레이어 서적은 적고?
말레이어 서적도 있긴 한데 대부분은 영어 책임.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는 말레이인만큼 중국계, 인도계도 많아서 소통어로 영어가 곧잘 쓰임 - dc App
말레이시아 삼? 나 선웨이 다니는데 맨날 거기 통해서 캐노피크워크로 걸어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