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제목으로 념글 가 있길래 삘받아서 써봄
정치학에도 한 발 걸치고 있지만 순수 정치학 도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제외함(예. 자유로부터의 도피)
정치학의 3대 분과인 정치철학, 비교정치, 국제정치 중 비교정치에 크게 치우쳐져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내 취향.
1. 정치학의 이해
이건 사실 다른 의견 주장하려고 갖고 옴.
분명히 입문서라고 알려져는 있는데 첫째로 초심자가 이걸 읽고 이해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음
그러니까 1-2-3-...-10까지 시퀀스가 있다면
이 책은 지면상의 한계인지 너네 다 알고 있으니까 생각한다는 건지
1-4-6-10 이런 식으로 생략한 경향이 입문서 개론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
둘째로 통상적인 입문자용 도서와 커버 범위가 상당히 이질적인데
의회, 정당, 정부구조, 선거제도 같은 테마는 적고
이익집단론, 관료제, 국가 일반론 같은 테마가 강조돼 있음.
근데 이 구성이 초심자에게 친화적이냐? 난 아니라고 생각.
그래서 개론서로는 진영재 저가 낫다고 봄.
특정 수험 준비용으로 많이들 보는 거 같았는데 적어도 내 주변 수험생들 중에서 이게 쉬웠다는 사람은 못봤음.
2.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어떤 민주주의인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얼마 전에 유행했던 탑9에서 한 자리 차지했을 것.
사실 최장집 교수님의 민주주의 3종신기는 다 좋지만 이게 가장 얇으면서 쉬움.
이 시리즈의 최장점은 한국인이 흔히 갖고 있는 정치학적 도그마를 깨 준다는 거.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 때부터 '투표를 할 때에는 정당 말고 인물과 정책을 봐야 해요'가 거의 도그마처럼 박혀 있잖음.
근데 이런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거임.
'정당이 있으니까 '이 정당 소속은 대략 이런 정견을 갖고 있을 거야' 식으로 너네의 탐색 비용이 줄어드는 거야.
한번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개별 후보 하나하나 분석하느라 똥 좀 싸 보쉴?
그러면 너네가 더 합리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해?'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음.
최장집 교수 하면 생각나는 대중정당론도 마찬가지고.
'당내민주화? 민주주의는 정당 안이 아니라 정당 사이에 있는 거란다.'
'당정분리? 여당과 대통령이 따로 놀면 여당이 대통령의 실정에 퍽이나 책임지려 하겠다? 지지율 떨어지면 탈당시키고 모르쇠할걸?'
'국민경선제? 아마 외부 단체를 동원할 수 있는 기존 명사들의 기득권이 더 공고화될걸? 참여의 확대는 허상이야.'
이런 식임. 예시 들다 보니 또 뽕차네. 글 다 쓰고 재독하러 가야지.
물론 최장집 교수의 소수설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당신의 선택.
하지만 이걸 읽고 나면 기존의 통념이 '도그마'가 아니라 '하나의 훌륭한 견해'가 되고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쓰임을 다했다.
3. 연방주의자 논설
라떼는 교수님이 옛날 책을 제본한 교재로 읽었는데 이제 보니 출판된 게 없네.
하지만 전자책은 있는 것 같으니 츄라이츄라이.
아니면 영어 전문은 공개돼 있으니 번역기 돌려 보시등가.
당시 신문에 기고했던 여러 글을 모아서 하나로 엮은 만큼 한 꼭지가 짧음. 아주 좋음.
그리고 미국이라는 신생 국가에서 이제 우리의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정부 형태를 만들어야 하는지
제퍼슨, 해밀턴 이름만 들어도 ㅎㄷㄷ한 명사들이 야부리를 털었고
그것이 현 세계 초강대국의 기반을 만들었고
한국의 현대 정부구조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니 독붕이로서 읽지 않고서 배길 수 있겠음?
4. 군주론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 되시겠다. 탑9의 다른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녀석.
시각에 따라서는 근대 정치의 시초를 마키아벨리가 아니라 홉스로 보기도 하지만..
나는 한국 사회가 당위 과잉의 사회라고 생각함.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당위 프레임에 맞춰서 현실 인식을 왜곡시키기도 하고
당위가 너무 큰 나머지 그 사이의 광대한 회색지대를 잡아먹어 버리기도 하지.
아무튼 그런 점에서 정치학을 입문하고자 하는 자, 군주론을 빼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함.
내용적으로도 탁월하지만 그 이전에 마인드를 위한 책이다.
5. 비동시성의 동시성
미안하다. 솔직히 입문용인지는 모르겠는데 팬심에 홀려 이번에는 객관성을 내다버리겠다.
한국 정치학계의 또다른 거두 임혁백 교수님의 저서 되시겠다.
한국 근현대 정치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이름 자신있게 꺼내놓을 수 있는 사람?
뜨거운 감자라는 말은 (최소한 대중적으로는) 제대로 차갑게 가라앉아 본 적이 없는 주제라는 소리기도 하다.
어찌 현대 정치사를 치열하게 접근하지 않고서 정치를 입에 담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87년 민주화 당시 어째서 양쪽 진영 간 온건파가 주도권을 잡아 협약에 의한 민주화로 이행했는지를 게임 이론으로 잡숴볼 생각 없는가?
이승만 정부 때 한국 사회에 혼재했던 정치적 가부장주의, 서구적 자유민주주의, 반공주의, 보나파르티즘이 어떤 혼종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페이지의 압박이 두렵다면 같은 저자의 '1987년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로 대체해도 입문용으로는 아주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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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많았다면 정치학 석박사를 하고 싶었는데.
영어만 더 잘했다면 더 많은 텍스트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너와 함께한 동안 행복했고 졸업장의 '정치학사' 네 글자가 자랑스럽다.
쉐보르스키 좋아하겠구나
정보글은 개추
와 정성 대박..정치쪽 전공인 사람들 보통 다독가에 논리적이더라 멋있다 그리고 진짜 고마워:)정치쪽 책은 본인 이념이 섞인 경우도 있어서 무슨 책 사야될지 모르겠는데 너무 좋다ㅎ
최장칩추
정외과 념글 글쓴이임ㅇㅇ 정치학의 이해는 나도 어렵다고 써놨음ㅋㅋ 정치학총론 읽은 다음에 읽는게 좋다고 그리고 페더럴리스트 번역본 2개 나와있음 후마니타스랑 한울아카데미
페더럴리스트 댓 달러 왔는데 원글 쓰니가 먼저 말해줬네 ㅋㅋㅋㅋ 정외과 사람들 은근 있어서 내적 친밀감 생긴다
예시 들다 뽕찬거 커엽네여ㅋㅋㅋㅋ 추천 고맙
연방주의자논고는 후마니타스에서 페더럴리스트 라는 제목으로 출판 중. 나도 매우 감동 받은 책임. 최장집의 3신기 나머진 뭐임?
개추 나도 정외과인데 나중에 나도 책추천 올려봐야겠다
이중에 진짜 '입문' 도서는 2번밖에 없네ㅋㅋㅋ 3, 4번은 고전이라 입문 하고나서 읽는거고 1, 5번은 본인도 애매하다 써놨고;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는 한울이랑 후마니타스에서 번역본 나왔음
정말 잘 쓴 책들을 가져오셨네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