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독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최소한의 관계나 기대치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심?
주말에 도서관 갔다오고 근처에 있는 친구랑 그 친구의 친구랑 만나서 같이 카페에서 만나서 수다떨었는데
뭥가...이 친구는 책도 읽지만 웹소설을 끄적이는 친구인데
일단 글을 쓰는 친구라서 그런지 책도 읽기는 하지만 웹소 작법을 익혀가는 과정이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상업 작가로서 글을 쓰는 스탠스는 작가는 독자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고, 독자는 작가의 글을 읽어준다. 이정도가 서로 맺는 관계의 최소치이며 작품은 그저 작가와 독자 사이의 가교적인 역할을 하는 정도면 된다는 식이라고 하는데.....
좀 재밌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저는 뭔가 독자로서 작가와 맺는 관계는 작품을 통해서 시대, 인간, 삶, 정치, 체제, 종교, 가치관, 감정을 읽어내고 그 컨텍스트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품, 독자, 작가를 경유하며 새로운 비평이나 가치를 도출해내는 거라고 일방적(?)으로 + 반쯤 무의식적으로 규정하고 읽었던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카프카라면 체코, 프라하, 유대인, 1800~1900년대, 유럽, 아버지와의 가정사, 비대화 된 행정관료제(?), 문학을 위한 문학, 소설을 위한 소설....음....정리가 안 되는데
아무튼 정작 작가의 입장은 뭔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물어봄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요구하는 최소치가 있나?
아마 그것도 작가마다 다를텐데
작가들 에세이를 읽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려나?
이런 쪽으로 읽어볼만한 책 있으면 추천 ㄱㄱ
움베르토 에코는 멍청이들을 엄청 싫어했어서, <장미의 이름> 초반부에서 읽을 사람과 안 읽을 사람이 걸러지게 일부러 어렵게 썼다고 들음. 진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리고 단테도 <신곡> 천국편에서 초반부에 대충 지금부터 큰 바다니까 약한 사람들은 강으로 돌아가셈 (=지금부터 어려운 얘기 시작할테니까 지식 딸리는 애들은 여기서 멈춰라) 이렇게 얘기함. 바울 서신에 나오는 어린 아이는 젖을 먹어야한다 그런 비유도 하면서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작가는 독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독자에게 어느 정도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독자가 쉽게 읽기 위함과 재미를 느끼기 위함도 물론 있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잘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야. 엄청 근사한 게 있어도 그걸 아무도 이해할 수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잖아.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언어 실험에 집중하는 문학을 싫어함.) 근데 만약에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게 의도적으로 함축적이고 어려워야 한다면, 그대로 쓰는 게 맞다고 봄.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들도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봄. 최근에 빌드업에 공들이는 웹소설들을 지루하다고 별점 테러하는 독자들이 많다고 여기저기서 들었는데, 그건 독자들이 작가를 존중하는
@TD/M 태도가 없는 거라고 생각함. 작가도 독자들을 존중해야하는 거고, 독자들도 작가를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하는 거임. 그리고 예시에 나온 카프카의 국적, 정체성, 시대 같은 배경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그건 독자들이 알아서 찾아봐야 하는 거고, 그런 걸 알기 쉽게 설명한다고 하면 예술성을 깨뜨릴 수 있음.
@TD/M 결론적으로는,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쉽게 써야하고, 독자들을 배려하는 정도까지는 갈 필요 없다고 생각함. 글을 쓸 때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독자들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독자들도 본인이 모르겠으면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작품을 읽는 건 절대로 수동적인 것이 아니고, 능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작품과 작가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에 말이야.
@TD/M 호고곡...장문 댓글 감사해염
@TD/M 능동적 독서와 독자와 작가간의 상호배려와 존중...어려운 문제인데 와닿네여 뭔가...ㄳㄳ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