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이야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어


고대 그리스 철학을 건너뛴 탓일까? 미학이라는 주제를 쇼펜하우어를 통해 처음 접하는데 정말 충격적이네



플라톤의 이데아와 가상세계, 칸트가 말하는 사물 자체를 볼 수 없는 우리들의 삶을 의지와 표상으로 분해한 것도 신기한데,


이 기반에서 의지의 객관성과 이념을 추려내고, 아름다움과 숭고함, 예술에 매료되는 인간을 성찰하는 행위는 도대체 어떻게 생각한 걸까?



건축물을 중력과 강성의 예술품으로, 그 재료에 따라 기대치가 바뀌는 의지 객관화의 기초 단계로 평가한 건 내가 그간 막연하게 느끼던 아름다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야


일상에서 미술품을 관람하는 순간, 현상에서 벗어나 나를 관조하는 상태가 된다고? 예술에서 추상적 관념인 음악을 궁극의 단계로 설명하는 것도 머리가 띵하네



심지어 시문학에 대해서도 분해해


의지 그 자체는 표상될 수 없기에, 인간 주관의 형식인 객관적 언어에 의지해 표상되나, 사물 자체에 근접하기 위해 명료한 형식의 언어보다는


독창적이거나, 미사여구를 사용함으로써 물자체에 근접하려 노력한다는 관점을 제시하면서 말이야 (물론 그것도 과하면 말장난이라고 지적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비문학과 문학의 매력을 이해하겠네 (나는 형식에 갇혀살고 있기에, 약자이기에 비문학을 선호하는 것인가? 문학을 사랑하는 그들이 정녕 아름다움에


근접한 이들인가? 물론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그리고, 왜 사람들이 세속적이지 않고, 순수하며, 알게 모르게 예술에 현혹되는 인물군상에 대한 매료를 느끼는지도 설명이 되는 거 같아



도대체, 어떻게? 쇼펜하우어 직전만 해도 예술은 철학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었는데 이 한 권으로 이리 바뀐다는 게 신기하네


쇼펜하우어가 워낙 급진적이라고 들어서 미학에 대한 이런 감상이 착각인 건지, 다른 견해나 추천, 지적이 필요할 거 같아서 남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