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도 안됐고 아마 안될 책 제목 가지고 뭐라고 해봐야 뭔 의미가 있겠냐만
그냥 어제 누구랑 이야기하다가 떠오른 게 있어서 여기도 남김
『House of Leaves』의 leaves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대니얼레프스키가 밝힌 바는 없지만
- 책의 장(張)을 의미하는 명사 "leaf"
- 나뭇잎을 의미하는 명사 "leaf"
- 떠남을 의미하는 동사 "leave"
이 셋을 중의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해석됨
이걸 타 언어에선
- (나뭇)잎의 집 (라틴어 쪽에서는 두 명사의 중의성을 살릴 수 있는 단어가 있어서 그 단어를 쓴 제목이 대부분. 폴란드어에서만 완전 포기하고 나뭇잎으로 한듯)
- 집 (독일어)
- 카드로 만든 집 (네덜란드어)
- 지엽(紙葉; 일본어)
로 번역했다고 하는데 보이다시피 저 셋의 중의성을 담은 번역은 없음
하지만 leaves를 낙엽으로 번역하면
落의 "떨어짐"으로 "떠남"의 뉘앙스가 얼핏 보존되고, 또 "추락"과 "쇠락"의 모티프가 책 전반적에 깔려 있기 때문에 어울림
葉으로 "나뭇잎"과 "책의 장"을 둘 다 커버가 가능함
그리고 낙엽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책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음
또한 落葉 자체를 "떨어진 책의 장"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책에서 어지럽게 흩어진 낱장과 기록들을 그러모으는 행동과도 이어짐
물론 落葉은 "떨어진 나뭇잎"으로 의미가 고정되어 있긴 하다만 문자적으로는 그렇게 읽는 게 논리적으로 오류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또한 제목의 leaves를 동사로 읽는 것 자체도 좀 그러한 우회적인 해석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진 문제는 아닐듯
艹艹
(Untitled Fragment)
Little solace comes
to those who grieve
when thoughts keep drifting
as walls keep shifting
and this great blue world of ours
seems a house of leaves
moments before the wind.
무엇보다 부록 F: Poems의 해당 시에서
"house of leaves"는 "낙엽의 집"으로 번역을 해야
다음 행 "moments before the wind"에서 이미지가 완성됨 (아무래도 바람 불어서 흩날리는 건 낙엽이 어울리니)
艹艹
그리고 몇가지 더 말할 수는 있겠지만 사소하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모두 좋은하루되심시어.
번역...안되겠지..?
불가능함. 읽어봤는데 걍 불가능함.
@ㅇㅇ 굳이 따지면 가능하죠 (실물이 여럿 존재하니까) 그냥 얼마나 포기하냐의 문제지
@V:D:C 포기를 넘어 번역은 그냥 재창조밖에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번역이 재창조라지만 낙엽의 집은 진짜 걍...
@ㅇㅇ transcreation도 결국 창의성을 전제한 포기의 문제라고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