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창작을 염두하고 입학한 1학년의 시각으로 시 수업자료를 보자면
뭐가 뭔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이게 왜 좋다는 건지 이걸 읽고 뭘 말해야 하는 건지
필수전공이라서 어영부영 듣기는 하는데 또 중고.딩 때부터 빡세게 시창작 입시 준비한 애들은 지네 안방에 놀러 온 것처럼 같이 잘 따라온다
신기한 건 교수님 강사님들마다도 좋다는 시가 갈린다 뭐 다들 본인 영역에서 날고 기는 창작자들이니 당연할 수 있지만
애들 입장에서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멘탈이 갈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단순히 취향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그만큼 시라는 장르의 포용 범위가 넓어져서 뭐가 좋다, 뭐가 별로다라고 말하기에는 각자의 장단점이 광범위하다
다만 어떤 계보의 시라도 누구나 동의할 수 있고 합의할 수 있는 시의 필수요소인 '무언가'가 '시'라고 부를 수 있는 글에는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은 시론을 공부하거나 시를 많이 읽거나 실제 창작 경험에서 그 '무언가'가 뭔지를 알게 되지만 끝까지 이 감수성을 얻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시작은 남들이 좋다는 시집으로 입문을 했지만 결국 나의 시를 찾기 위해서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박혀서 나한테 고유한 울림을 주는 시집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됐다
그렇지만 일반 독자 입장에서 이런 개고생을 하며 원픽을 찾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에도 나오지만 시 감상(창작도)이란 그림이나 음악을 향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한 일이다
솔직히 저 말에 백퍼센트 공감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공부가 일반적인 선행학습이라기보다 시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작업이라고 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시에 대해 어느 정도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고(초중고를 그렇게 보낸다) 이것이 현대시를 감상하는 데 엄청난 장애물이 된다
이러한 펀견을 없애기 위해 시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야 하는데 어느 수준까지는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최종적인 안목은 스스로 완성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러니 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요즘 뭉클하고 콧날이 시큰해지는 싯구 찾기가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