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자는 아니다만

애초에 남자를 기본값으로 설정해두고 이런저런 표현을 만든 것이 사실이니

여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다고 본다

언어의 역사는 잘 모르지만 그 권력의 주체가 대부분 남자였으니 그러지 않았겠나?

그때와 지금이 다른 시대니 다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동의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사회적 합의가 지금 이루어졌냐는 것이다

논쟁이 되는 그/그녀라는 표현도,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타당할 수 있으나

언어란 애초에 역사성과 사실성이라는 특성이 있기에 아무리 수긍 가능한 의견이라도 이를 보편화하기 위한 약속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그녀가 남성의 무의식적인 권위주의에서 시작된 표현이라도 시대를 거치며 단순히 성별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굳혀졌으며 이것이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에 절대다수가 동의하기에 현대사회에서 통용되는 것이다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가? 이 책에는 책상을 시계라고 부르거나 탁자를 창문으로 부르는 등 기존 언어 약속을 깨뜨리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소통의 장애를 겪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옳음을 주장하는 자들의 '옳음'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닌 '그들만의 옳음'이라서 그것이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을 때 '또 다른 가치의 옳음' 역시 저해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