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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비처럼 이리저리 팔랑거리며 본문과 주석, 그리고 주석의 주석을 넘나들었다. 그러자 작품은 나에게 지적인 파라다이스이자 모종의 여행 배경지가 되어주었다.
창백한 불꽃은 본문이 시의 주석인 독창적인 구조를 취한다. 심지어 우리는 주석자를 신뢰할 수 없다. 그 덕분에 나보코프 특유의 지각의 흔들림은 배가 되어 나타나고 단어들의 은유적인 의미들이 폭발한다. 산문의 리듬에 따라 이미지가 연상되다가는 이리저리 서로 부대낀다. 마치 작가가 내 머릿속에 들어와 이미지의 연상을 일일이 통제하는 것 같다는 착각마저 든다.
대개의 멋진 소설들이 그렇듯이 부분은 전체를 구성하고, 부분이 없다면 전체가 온전히 구성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인데 창백한 불꽃은 이를 시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문예 예술이 선사하는 지적 쾌락의 정수를 맛본 기분이다.
어쩌면 올해 베스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재밌고, 스릴 넘치고, 아름다우면서도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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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는 소설가지고 장난치는 느낌 근데 좋음 - dc App
단편 전집 마렵네… - dc App
@Sjeka 읽으려는데 너무 두꺼워서 엄두도 못 내는중 - dc App
나비는 소설 자체가 재밌기도 하고 재독하면 감상이 다를 것 같아 즐겁게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