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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굉장히 짧은데 생각할 거리는 꽤 있어서 좋게 읽었음.
"좋은 의견이란 지혜로운 사람들의 의견이고 나쁜 의견이란 어리석은 사람들의 의견이 아닐까?"
<<< 당연하게 넘어갈 수 있지만, '선'과 '지혜'의 긴밀한 연관성이 드러남.
소크라테스의 덕 개념은 행위 자체를 우선시하지 않고 그 근원을 검토하려는 점이 흥미로움.
순진한 이상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과정만 완벽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완벽할 것이다" 같은 느낌.
즉, 지혜로움이 깃든 사람들의 의견은 좋을 수밖에 없다는 관점임.
"나는 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언제나, 곰곰이 따져본 결과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원칙 말고는 내게 속한 그 어떤 것도 따르지 않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일세.
나는 지금 내게 이런 운명이 주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전에 받아들였던 원칙들을 버릴 수는 없네.
내게는 그 원칙들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이전과 똑같아 보이네.
그래서 나는 이전과 똑같은 원칙들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하는 것일세.
그리고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더 나은 원칙들을 제시할 수 없다면, 잘 알아두게, 나는 결코 자네에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네."
<<< 소크라테스의 원칙주의는 멋있고 매력적임. 왜 멋있냐면, 물론 원칙을 그대로 이행하며 사는 것이 말이야 쉽지 일반인들은 대부분 불가능하다는 점도 있지만, 더 나아가서 소크라테스는 지금까지 따라온 원칙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임. 더 나은 원칙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 70년동안 고착화된 신념을 납득 하나만으로 벗겨낼 준비가 되어있음. 이 마인드가 훌륭함. 물론 저 시점에서는 더 나은 원칙이 제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소크라테스 본인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함.
소크라테스는 일관적으로 정의를 쫓으며, 불의를 멀리함.
"다음은 어떤가? 남을 해코지해야 하는가, 해코지하지 말아야 하는가, 크리톤?
해를 입었다고 해서 그 앙갚음으로 해코지하는 것은 옳은가, 옳지 않은가?"
<<<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라 하더라도 불의한 행위 자체를 절대금지하는 것. 융통성이 없어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진리의 특징이라고도 볼 수 있음.
"... 아니면 이곳에서 늘 그랬듯이, 미덕과 정의야말로 제도와 법률과 더불어 인류에게 가장 값진 재산이라고 말할 것인가? ..."
<<<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대목임. 아마 다른 대화편들에서도 소크라테스가 주구장창 주장할 유일한 진리가 아닐까? 해서 그런듯. 그런데 왜 정의가 미덕에 포함되지 않고 '미덕과 정의'라고 했을까? 천병희 번역으로 읽고 있는데 정암학당 주석에는 이유가 있을까 궁금함. 미덕을 쫓는 소크라테스는 극단적인 회의론자라고 보기는 어려움. '무지의 지' 정신에 따르면 미덕의 진리를 주장하는 소크라테스가 모순처럼 보일때도 있는데, 이 관점에 대한 설명 역시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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