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문학

사실 이것이 예술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예술이란 뭔가? 이 화두에는 다들 한 마디씩 얹을 말이 있겠지만

내가 감히 정의하건대 '할 수 없는 것을 하려는 것'이 예술이다

왜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가?

누군가 물어본다면 그냥 재밌어서용~이라고 답하겠지만

결국 하나의 문학 작품은 하나의 주장과도 같다

내가 느낀 것, 내가 바라본 세상, 내가 사랑하는 인물의 특성이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담론

이것을 단순히 일상에서 쓰이는 언어만으로는 충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이라는 언어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면 모든 개인은 자기만의 발화를 위해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정, 사랑, 유희, 돈, 가정, 꿈, 트라우마, 그러니까 그것이 무엇이 됐든 넓은 의미에서 우리는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고유한 생각이나 감정을 문학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모든 '문학'은 엄밀히 따지자면 '소수를 위한 문학'이다

모든 작가는 자기만의 고유한 발언을 하고 그것이 지지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박정대라는 시인의 시 한 구절을 따오자면 "시인은 순수하게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시를 쓴다, 그러니까 시 쓰기란 되도록 소수의 독자를 목표로 해야 하는 시라는 표현 수단을 통해 일어나는 사적인 과정"인 것이다. (박정대, <파르동, 파르동 박정대> 중에서)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만약 약자가 자신이 느끼는 부조리에 대해 글을 쓴다면 그건 단순히 개인적인 소수의 글이라는 특성을 넘어 문학이라는 장르 그 자체에 대한 메타포가 된다.

왜냐하면 약자의 반대편에는 늘 강자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사회적인 의미에서 다수 대 소수라는 양상으로 드러난다면 문학의 소수자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문학이 소수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무기 상점이라면 약자는 그 자체로 F-22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F-22는 추상적이지도 않고 관념적이지도 않다. 그 자체로 (무기라는)명징성과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F-22라는 말을 들으면 경외감과 공포를 떠올리게 된다.

왜 굳이 F-22라는 예를 들고 왔는지 알겠는가? 여기에도 호불호의 문제는 있겠지만 '퀴어'라던가 '페.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졌을 때 좋고 싫음을 떠나 그 단어에 감응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가끔 문단이라던가 문학의 유행이 카르텔에 가깝다고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이 느낌이 착각이 아닌 것이 약자가 강자로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문학, 넓게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약자 문학에는 문학의 메타성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다. 과거 대한민국에서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문학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도 단순한 역사적인 의의를 떠나 여기에 기인한다.

물론 시대는 변하고 아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소수자들이 여전히 약자인가?라는 물음 역시 정당하다고 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문학을 하고 싶다면 어떤 화두 너머에 있는 그 본질과 힘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훗날에는 현재 쏟아지는 많은 작품들이 사장되고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명작 몇만이 남을 것이다

내가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은 소수 문학이고 약자 문학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그 사회에 속해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