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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무언가를 보는 것은 왜 기분이 좋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레빈과 키티 커플이 나오는 부분을 흐믓한 미소와 함께 읽었다.
레빈과 키티는 진정으로 순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한다.
레빈이 결혼을 허락 받으러 꼭두새벽부터 키티네 집에 갔다가 너무 일찍 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 오는 장면에서 그의 키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키티와 히히덕거리는 바센카를 자신의 집에서 쫓아내는 장면을 보며 이런 질투는 키티 입장에서도 기분 좋게 받아드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센카가 브론스키네 집에서도 안나한테 똑같은 짓을 하지만 브론스키는 이를 방관한다.
레빈은 영혼이 순수한 청년이면서 동시에 뇌도 순수하다.
주변 지식인들의 수준 높은 대화를 못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사교모임에서 눈치 없는 말을 해 곤란해지기도 한다.
톨스토이가 레빈의 순수함과 진실된 성격을 강조하고자 인간관계에서 어리숙한 모습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싶다.
레빈만큼 순수한 영혼을 가진 또다른 사람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이다.
그의 단점은 지나친 워커홀릭이라는 것이다. 그가 일보다 안나와 세료자에게 조금 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안나가 바람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카레닌을 처음에는 자신의 아내를 빼앗은 내연남에게 아무말 못하는 유약한 심성을 가진 한심한 사람으로 여겼다.
하지만 안나가 딸을 출산하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을 때 카레닌이 보여준 관용은 그가 위대해 보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마지막까지 카레닌이 행복해지길 바라며 책을 읽었고, 안나가 죽은 후 친딸도 아닌 법적 딸을 자신의 딸로 데려오는 장면에서 카레닌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속 사교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카레닌을 진급 경쟁에서 밀리고 아내와 내연남이 시내를 활보하지만 아무 행동조차 못하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나는 그러한 잣대로 카레닌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앞의 두 인물과 대조적으로 타락한 존재들도 등장한다.
스티바는 대인관계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인물이다.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한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운다. 낭비벽이 심해서 빚도 심각하다.
그의 서글서글한 성격 때문에 친구로 지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람둥이라는 윤리적 결함 때문에 너무 가까이 지내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불륜 커플인 안나와 브론스키를 보며 역겨움을 느꼈다.
안나의 첫 등장씬을 읽으며 나는 안나가 모범적이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안나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욕심은 많은 비치였다.
불륜을 저지른 비치가 바라는 게 너무 많다. 아들도 계속 보고싶고, 집안에 있기 답답해 사교계에 나가고 싶고, 브론스키의 사랑과 관심을 끊임없이 갈구한다.
나는 브론스키가 끝까지 안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브론스키가 자유롭게 사회생활 하는 것을 믿고 지켜봐 주었다면 그들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브론스키는 유부녀를 유혹했다는 점만 빼면 완벽한 인물이다. 돈도 굉장히 많고, 어딜가든 친구들이 많다. 브론스키가 의용군이 되어 전쟁에 나가는 결말이
권선징악처럼 느껴졌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심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것처럼 섬세하게 묘사한다. 등장인물들이 실존 한다면 실제로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고, 각각의 인물들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보인다. 주요인물들의 캐릭터를 전체 스토리에 맞게 최적으로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재밌게 읽었고, 인간관계와 연애, 결혼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레빈 키티 커플 좋아
괜히 역대 최고 소설이라 불리는게 아니지
레빈 키티 부분 볼때는 계속 함박웃음 짓게됨
카레닌을 순수하다고 생각하면 진짜 순진한 사람인 듯 - dc App
엄밀하게 따지면 순수하진 않지. 안나가 바람 피든 말든 자신의 명예만 생각하니까. 그래도 바람피는거 오피셜 뜨기 전에 안나 믿어준거 + 관용 베푼거 두 개 합치면 순수쪽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봄 - dc App
@ㅇㅇ 어느 정도 동의하는데 관용 베푼 것도 체면 때문인 게 커서 위선적인 인물이긴함 자기의 선한 행동에 스스로 감동받고. 근데 악보다 위선이 더 선이라고는 생각함. 다만 순수함? 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톨스토이는 이성적으로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들을 비웃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하는 작가라서 안카도 그런 주제의식이 강한 작품이니까 - dc App
@ㅇㅇ(61.39) 톨스토이의 주제의식에 대해서는 공감함. 등장인물 모두 결함이 있더라 ㅋㅋ 근데 안나 딸 출산하다 죽을뻔 할 때 용서한 거는 체면보다는 종교 때문 아님? 그 장면에서는 체면이랑은 거리 멀어보이는데. 당시에 이미 소문 다 나서 지킬 체면이 없었지 않나.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카레닌이 각성했다고 봄 - dc App
@ㅇㅇ 그건 맞음. 후반부 그 부분만 보면 님 말이 맞음. 난 그냥 전반적으로 카레닌이라는 사람이 순수하다라고 전혀 느끼지 않아서 순수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반발감이 들었나 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정답은 없는거겠지. 그걸 순진하다고 생각한 것도 내 편협한 생각이었음. ㅈㅅㅈㅅ 나도 안카 재독이나 해야겠다 - dc App
@ㅇㅇ(61.39) 아냐 의견 나눠서 좋았음. 나도 후기 쓰면서 카레닌 처음에는 자기밖에 모르는 놈이었어서 이게 맞나 싶었거든 ㅋㅋ 읽어줘서 고맙도 댓글 달아줘서 고맙고 생각 말해 줘서 고마움. 나도 배워간다 - dc App - dc App
나도 카레닌은 위선적인 사람이 맞다고 봄
@ㅇㅇ(121.146) 생각할수록 순수는 아니네 ㅋㅋ 부끄럽다 글 수정이 안 되노!!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