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물건도
사람도
마음도 잘 보이지 않아서
의아한 상태로 행복했는데
캄캄한 하늘에서 갑자기
빛이 쏟아지다니
누가 폭죽 놀이를 하는 건가
싶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지만 그곳에는
텅 빈 밤하늘만이……
나는 방금까지 골똘하던 생각을 잊고
골목을 나와 걷다가 다른 생각에 골몰했는데 또
섬광처럼
개 한 마리가 나를 바라보며 짖기 직전의 순간이
환하게
순식간을 삼켜버리고 빛은
달려오는 승용차의 전조등을 삼켜버리고 빛은
짖기 직전의 개와 내가 마주보는 단 하나의 순간을 빛은
수십 억 년의 시간 속으로
선연하게……
거리의 모든 이들이 개와 나와 자동차를
지상의 모든 것을 덮친 빛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보았다.
그것이 스스로의 눈을 멀게 만드는 줄도 모르고
이윽고 한 마리의 개가 온몸으로 짖기 시작하자
아아,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어디로 가고 있었던가.
가고는 있었나?
허공에 빛은 어디에도 없는데
개도 자동차도 나도 캄캄한 밤의 한가운데에 서서
우리 모두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곰곰
떠올리려고 하였다.
이장욱 시 참 조치...
다 보게 되면 눈이 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