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아이테토스> 편에서 거짓된 의견에 대해 거론하며 없는 것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간이 나오는데, 이 대화편에서는 일단 접어두고 끝남. 하지만 <소피스테스> 편에서는 그것의 정체를 밝히는 데에 성공함. <소피스테스> 편에서 나오는 이 성공 과정의 번역을 박종현 교수님께서 정말 이해하기 쉽게 잘 해주신 것 같다 생각했음.
to on이 중기 플라톤에서는 ‘실재’로서 형상과 유사하게 표현되는 면이 있음, 그 예로 국가 5권에서 인식과 의견 탐구에서 인식을 있는 것(to on)이라고, 의견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중간의 것이라고 함. 만약 이 ‘있는 것’이란 정의에 매몰될 경우, to me on은 ‘없는 것’이란 정의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것 같음.
그런데 박종현 교수님은 <소피스테스>에서 to on을 ‘~인 것’으로 번역하셨음. 이는 to me on이 ‘~이지 않은 것’으로 자연스레 전환되며, 거짓 진술이 ‘있는 것’이자 ‘사실이지 않은 것’으로 자연스레 번역됨. 내 생각에 이를 존재라는 측면보다, 관계의 측면에서 해석하신 것 같음. <소피스테스> 편에서 존재는 결합의 힘을 가짐에 대한 언급이 나왔으니.
단순한 사유의 변환인데도 그 변환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왜냐하면 <소피스테스> 편의 중반 이후 내용 전체가 이거 하나로 완전히 달라짐. 정암 학당의 <테아이테토스> 읽다가 새삼 감탄함. 얼른 박 교수님의 <테아이테토스> 편이 나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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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범부는 그저 탄복하고 갑니다..
아주 좋아요
존재라는 측면에서 관계의 측면으로 사고의 전환 엄청난 분 같다
매끄럽긴 한데 소피스테스 스포일러 하는 거나 다름없는 번역 아님? 저거 얻어내려고 몸비트는거잖아
스포일러 같기는 할 수도 있겠네. 일단 to on을 ’있는 것‘에서 ’~인 것‘으로 전환한 것은, 파르메니데스의 금기 ‘이것이, 곧 있지 않는 것들이 있는 걸로 증명될 일은 결코 없을 것 이니라. 도리어 그대는 탐구함에 있어서 그대의 생각을 이 길에서는 접을 지어다.‘를, 마치 아버지와 같은 파르메니데스의 가르침을 반박하듯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을 느끼게 해준 번역이라고 생각함. 왜냐하면 언어의 사용법을 바꿈으로서 생각을 바꾼 것이니, 그 감각을 한국말로 옮기기 위해 번역을 저렇게 하신 것 같음. 영어는 이를 being으로 ’있는 것‘과 ’~인 것‘의 상황 모두 둘 다 같게 번역하는데, 의미변화 과정을 독자가 직접 깨닫지 못하면 me on이 주는 의미반전을 전혀 느낄 수 없음 - dc App
결국 being은 플라톤 철학적 지식이 있어야 그 의미반전을 체감하지만, 박종현 교수의 번역은 나 같은 초보자도 아하! 하는게 가능한 번역이라 생각함. 듣고보니 스포의 성격이 생기는 것도 맞네 ㅇㅇ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