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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한 공돌이 집안의 아들이 태어나게 된다.


엔지니어지만, 공과대학 학과장을 하고, 최하급이지만 오스트리아 말단 귀족이기도 했다.


공돌이는 자신의 아들을 로베르트라고 이름 지으며, 자신의 뒤를 이을 빠루맨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빠루를 계승하지 못하였으나, 제국을 계승한 한 특성 없는 남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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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로베르트 무질은 어릴 적부터 쇠빠따질을 잘 할 기미가 보였다.


비록 체구는 작았지만, 레슬링을 아주 잘 했다고 전해진다. 작고 다부지지만, 장비를 정지할 힘이 충분하다고 그의 부모는 믿었는지,


어린 로베르트를 군대식 사관학교에 보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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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실수가 있었다면, 로베르토의 부모는 자식의 기질을 착각했다는 점이다


겉으론 상남자 드워프마냥 자기한테 깝치는 놈의 허리를 접어버릴 것 같은 로베르트는


사실 문과충이었고, 누구보다도 마음이 여렸다.


그의 가슴 속에선 어쩌면 벌써부터 글쟁이의 꿈이 자라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이 시절을 밑바탕으로 그는 훗날 그의 데뷔작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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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는 어짼겨?"

자식의 재능을 아직도 착각한 그의 부모는 끝내 사관학교까지 보내며 군바리를 만들려고 하지만,


무질은 짬밥을 거부하며 항의했고, 결국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자신처럼 공돌이로 만들기 위하여 공과대학으로 보낸다.


무질은 낮에는 공돌이로서 공부하고, 밤에는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며, 이중간첩 마냥 문과와 이과의 길을 동시에 걷기 시작한다.


이 시기 유흥가도 전전하다가 매독도 걸리고, 나중에 자신의 소설에 모티브가 되는 사랑과도 교제하다가, 그녀에게까지 매독을 감염시켜서 결국 죽었다는 의혹도 있지만,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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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공과 대학 교수 밑에서 무상의 노예로 헛된 나날을 보내면서도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대로 무상의 행복이 없는 공돌이로 살기를 끝내 거부한 무질은 다시 심리학과 철학 박사학위를 위하여, 다른 교수의 노예가 된다.



명심하세요, 노예는 영원한 노예에요.



이 사이, 유대인 아내와도 결혼하고, 아무튼 직업도 얻고, 끝내 무상의 노예가 아닌, 글 쓰는 노예가 되는데 성공했다.


물론 성공적이진 않다.



그러다가 1차 대전이 터졌다.


오스트리아인으로서 군대에서 참전하였고, 프라하에서 평소 관심 있고, 좋아하던 카프카와도 단독으로 정모하고, 릴케도 만나고, 덕질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제국이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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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뎃? 합스부르크의 땅을 돌려주는테치!!"



평생을 제국의 일원으로 살아온 무질은 어떻게 했을까?


아무 일 없이, 다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제국 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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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합스부르크는 우리의 지주였죠.


하지만 지금은 내 소재죠."


물론 무질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마치 타베깅을 하듯,


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라는 특성 없는 제국에서 마지막 나날을 살아가는 한 특성 없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1930년과 1933년, <특성 없는 남자>라는 제목의 거대한 책의 일부분이 출간된다.


형편없는 부수의 판매량을 갱신했다.


물론 무질이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들어가는 등의 일도 있었지만, 일단 많이 팔리지도 않는 야심작에 무질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무질이 완전한 무명은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어쨌든 노벨상 후보에 이름이라도 올리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1932년, 베를린에서는 로베르트 무질 학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이쯤되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분명 형편없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그 전에도 딱히 많이 안 팔린 무질을 위한 단체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사실, 무질의 극소수의 독자들 중엔 그의 열렬한 팬이었던 동료 작가들이 포함되어있었다.


대표적으로, <몽유병자>를 쓴 헤르만 브로흐나, 토마스 만이었다.



특히나 토마스 만은 주도적으로 무질 협회 설립에 관여하였으며,


현대 독일어 소설 중에 무엇이 뛰어나다는 질문을 받은 인터뷰에서 <특성 없는 남자> 말곤 없다, 고 답할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다.


그리고 생활고로 고생하는 무질 후원에 브로흐와 함께 앞장서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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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무질 후배, 내가 도와줄 테니까, 꼭 이 갓-작 완성합시다. 사양하지 마."


"조..."


"좋아한다고? 나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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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까 개새캬"



참고로 무질 본인은 토마스 만이나 헤르만 브로흐 욕을 좀 많이 하고, 작품도 신랄하게 깠다.


어느 정도는 잘 나가는 동료들에 대한 질투심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동료 대가들의 욕 먹는 후원에도 불구하고, 사실 <특성 없는 남자>가 완성되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무질은 계속 글쓰는 것에만 집중하였으나, 시대가 그를 놔두지를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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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동무의 독보적인 숙청 사업에 가려져서 그렇지, 히틀러 또한 아돌프가 그를 암살하기 전까지, 많은 모더니스트들을 조진다.



그리고 무질도 조질 차례였다.



일단 무질 본인부터가 나치를 안 좋게 봤다.


거기에 그의 아내가 앞서 말했듯 유대인이었다.


나치는 무질의 모든 저서를 금서로 지정했고,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는 날, 무질은 가족과 함께 스위스로 망명을 떠난다.


이런 혼란상에서 더더욱 작업 속도는 느려졌고, 1942년 쓰러진 로베르트 무질은 <특성 없는 남자> 3부를 쓰던 도중,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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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직후, 그대로 무질은 잊혀진 작가가 되는 듯하였으나, 전쟁이 끝난 후, 50년대부터 다시 재조명을 받기 시작하였고,


그의 <특성 없는 남자>는 요제프 로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더불어, 합스부르크와 오스트리아 제국을 다루는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무질 본인은 공돌이를 포기하고, 굳이 철학 대학원 노예가 되는 것을 자처한 만큼, 사색적이었고, 그의 작품 세계 또한 철학적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


비록 그는 <특성 없는 남자>와 특성 없는 제국을 미완으로 끝내었고, 생전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분노하며 시기하곤 하였지만


오늘날 무질은 결코 특성 없는 남자가 아니다.


일례로, 독일 베텔스만 출판사와 뮌헨 문학의 집에서 1999년, 저명한 독일 작가, 연구가, 그리고 평론가 99명을 대상으로 가장 위대한 20세기 독어권 소설을 뽑은 적이 있다.


영예의 1위를 차지한 독일어 소설은 무엇일까? 카프카의 <심판>?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아니면,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이나 브로흐의 <몽유병자들>?


굳이 이 이야기를 여기에서 꺼낸 건, 당연히,


카프카와 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일인들도 가장 즐겁다고 뽑은 <특성 없는 남자>와 로베르트 무질을 읽으며 합스부르크 뽕에 빠져보쉴?


아직도 <특성 없는 남자>의 완역은 멀었지만, 그의 <세 여자>등의 단편들, <생도 퇴를뢰스의 혼란>이나 <생전 유고>등 읽을 수 있는 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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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무질...한 특성 없는...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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