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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책의 내용을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자인 양정심 교수는 이미 제주 4.3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에서 최고 권위자들 가운데 하나시기 때문이다.

다만 책의 제목에 대해서는 곱씹어볼만 하다. 저자는 제주 4.3을 단지 "양민 학살"로 규정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의식적으로 "항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왜냐하면 제주도민들은 단지 학살의 희생자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었던 행위자였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남로당 지도부는 분명히 무책임했고 비판받아 마땅한 행동을 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당의 하급 당원들과 도민들은 제주도라는 독특한 환경 속에서, 인민위원회 속에서 실생활적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었다.
미군정, 경찰, 우익 청년단들의 실정과 폭력은 그들로 하여금 적개심을 갖도록, 저항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도록 강제했으며, 또 도민들은 그것을 판단할 수 있었던 역사적 행위자였다.
미군정의 학살과 남로당 지도부의 무책임함은 통일 국가 수립에 대한 대중들의 염원을 국가간 대립으로 치환시켰다.
결과적으로 한편으로 빨치산 운동과 대중은 유리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 미군정과 우익 세력들은 학살을 기획하게 되었다 - 학살의 수립과 집행은 중앙 정부와 미군정에 의해 기획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자는 이를 항쟁으로 해석한다.
도민들은 통일국가에 대한 염원을 갖고 - 그리고 이것이 북한에 대한 지지가 결코 아니었음을 인지해야하며, 둘을 뒤섞은 것은 남로당 지도부의 잘못이기도 한데 - 또한 미군정과 우익 단체의 폭력에 맞서, 의식적으로 항쟁에 가담했다.

더불어 이것이 육지의 10월 항쟁 및 여순 사건과 동시대적이라는 것 또한 기억해야한다.
4.3은 단지 예외적 사례가 아니었다.
4.3은 해방 3년사동안 이어진 이승만 정부의 국내 평정 계획의 일부였으며, 그것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출된 예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상깊던 구절 두 부분이 있어서, 이 부분은 따로 남기고 싶다.

""좌익으로 매도되어 억울하게 죽었다. 공산폭도가 아니라 양민이었다"(...) [라는 말은] 위험해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역으로 이야기하자면 만약에 '투철한 좌익'이라면 학살해도 좋다는 것을 용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쟁지도부와 5.10단선저지투쟁 속에서 보여주었던 하급당원들과 제주도민의 헌신성은 구별되어 평가되어야 한다. 4.3항쟁에서 목숨을 빼앗긴 수많은 사람들은 결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지령들을 단순하게 접수하는 허수아비도 아니었거니와 아무런 전략과 동기도 없이 그저 학살당한 양민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