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순결한 풍경을 발견하려면 더 멀리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20만 명의 인간들이 제자리이서 빙빙 돌고 있는 그 도시에서 아주 가까이) 가야 한다.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라고는 헐어빠진 오두막 한 채뿐인 인적 없는 긴 모래언덕들이 그것이다. 이따금 아랍인 양치기가 검정색과 베이지색 얼루기 염소 떼를 모래언덕 꼭대기로 몰고 간다. 오랑 지방의 이 해변에서는 여름 아침이 날마다 세상의 첫 아침 같아 보인다. 황혼은 날마다 세상의 마지막 황혼인 양, 해 질 무렵의 모든 색조를 점점 어둡게 만드는 마지막 광선으로 장엄한 임종을 고한다. 바다는 군청빛, 길은 엉긴 핏빛, 해변은 노란 빛이다. 모두가 초록빛 태양과 함께 사라진다. 한 시간 뒤에는 모래언덕에 달빛이 흘러넘친다. 그러면 별들이 비 오듯 쏟아지는 광막한 밤이다. 뇌우가 가끔 밤을 가로지르고, 번개가 모래언덕을 따라 흘러내리면 하늘이 창백해지고 모래 위와 사람의 눈동자 속에 오렌짓빛 미광이 어린다.

알베르 카뮈, 『안과 겉 · 결혼 · 여름』, 김화영 역, 민음사, 2025, 199p


문장이 건조하지만 그만큼이나 다채롭네

그림으로 치면 임파스토 기법으로 꾸덕하게 그린 풍경화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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