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Niebo
그래, 하늘,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창턱도, 창틀도, 유리도 없는 드넓은 창.
오로지 구멍 외엔 아무것도 없는,
그러나 광범위하게 활짝 열린 하늘.
화창한 밤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나는 등 뒤에, 손안에, 눈꺼풀 위에 하늘을 가지고 있다.
하늘은 나를 단단히 감아서
아래로부터 번쩍 들어 올린다.
떠도는 구름은 하늘에 의해 무참히 짓이겨져
공동묘지의 무덤들처럼 공평하게 조각나고,
심연으로 떨어지는 모든 것들은
결국 하늘에서 하늘로 떨어지는 것.
하늘의 조각들, 하늘의 얼룩들,
하늘의 파편과 그 부스러기들.
하늘은 어디에나 현존한다.
심지어 어둠의 살갗 아래도.
덫에 갇힌 함정이다.
인질을 가둔 포로다.
포획 당한 포옹이다.
질문에 관한 대답 속에 존재하는 질문이다.
누군가 나를 찾고자 할 때
좀더 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허락했을 따름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감탄과 절망이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1993) 하늘 Niebo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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