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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스테스 형사재판 장면 보고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봐도 이게 도대체 어딜 봐서 정석적인 형사재판인지 이해가 안감 

걍 완전 처음부터 오레스테스의 승리를 전제로 둔 편파재판임 


오레스테스는 그냥 "어머니가 나와 작은누나를 먼저 죽이려해서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죽여야 했다. 살려줬다간 탈출해서 날 또 죽이려들지 몰라 저지른 거고 아폴론이 시켜서 한 것. 나도 어머니를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거쳐야 했다."이라고 자기가 처한 상황만을 설명하며 변호하면 됐잖아



내가 태어날 수 있도록 씨(정자)를 제공한 쪽은 아버지이므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였다는 남성우월주의적 논리를 내세우질 않나 

더 어이가 없는 건 변호사인 아폴론은 상황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분석하며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재판과 관계 없는 신들의 개인적인 가정사("재판장인 아테나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고, 아테나도 난 어머니 없이 아버지로부터 태어났으므로 아버지의 편이다.")까지 끌어들이면서 오레스테스의 모친살해를 '어머니는 죽여도 되지만 아버지는 우월한 존재이므로 죽이지 않는다'는 막장스런 논리를 내세우며 정당화함

게다가 아테나도 이를 쉽게 받아들임 (정작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키지 않았으면 아테나를 머리로 낳을 수 없었는데? 모르니까 없던 일로 하겠다는 거임? 아가멤논이 제우스 같은 신도 아니고 머리로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를 낳았냐고요. 애초에 규격 외의 존재들인 신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인간사에 적용하는 것부터가 어처구니없다)

좀 부족한 법조인들도 나름 질서의 신들이라는 아폴론과 아테나의 논리를 보면 기겁해서 할 말을 잃겠다 


게다가 아테나는 지혜와 질서의 여신이라는 년이 에리니에스를 매수해서 사태를 대충 무마하려하고 

아주 개난장판임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개인사가 너무 불쌍하고 아가멤논을 죽인 것까지는 정당한 복수로 인정인데(아가멤논 이새끼는 현대로 치자면 개쓰레기 강간범+가정폭력범이니까) 무고한 카산드라를 죽인 걸로 유죄판결 받으면 모를까 '아가멤논을 죽인 죄'로 암것도 모르는 자식들에게 심판당하니까 동정이 든다 

오히려 내눈에는 아버지를 미친듯이 옹호하는 엘렉트라와 씨를 제공한 쪽은 아버지니까 아버지를 택하겠다고 말하는 오레스테스가 정신병자처럼 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