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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한예종 문창과 교수다. 사실 한예종엔 문창과가 없다고 한다. 대신 서사창작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난 문창과라고 부를거다. (내맘이다.) 

 

 전에 읽은 책이 판사 에세이였다. 이번에 읽은 책은 소설가 에세이다.판사 에세이는 내용이 어렵고 전달방식이 쉬웠다면 이번 책은 정반대다. 알맹이가 없고 포장지만 미사여구로 꾸몄다. 그래서 내 취향과 안 맞았다. 나는 이런 에세이를 기대하지 않았다. 에세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수 있다. (내 맘이다). 내용 알맹이는 없고 미사여구만 덕지덕지 붙은 공감형 책 vs 인생의 많은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나열하는 자술형 책. 이 책은 굳이 나누자면 전자다. 그래도 이상한 필명의 새벽감성 공감형 에세이까진 절대 아니다. 그냥 내가 이런 책에 과민반응이 있는 것일 뿐이다. 내 문제다. 사실 소설가가 하는 일 중 하나가 미사여구로 포장지를 꾸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본인 할 일을 했다.


나는 솔직하고 생활내나는 에피소드를 원했는데(소설가든 문창과교수든간에), 저자 성향이 부끄럼많고 에둘러말하는 그런 스타일이다. 저자 나름대로 용기내서 내면의 이야기들을 에세이로 고백했는데 거기다대도 노잼! 이러는 게 죄책감도 느껴진다. 부끄러움도 느껴진다. 이게 폭력이지... 내 학창 시절이 떠오르면서 내 자신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서전같은 소설에 대한( ex - 소설가를 다룬 소설) 경계심을 계속 말한다. 글쓸게 없어서 결국 소설가를 다룬 소설을 썼다고 한다. 사실 이 에세이도 그 연장선같다. 글쓸게 없어서 소설가를 다룬 소설을 쓰고나니 더욱 글 쓸게 없어서 에세이를 쓴 것은 아닐까? 아님말고. 아니 저자가 생각을 이렇게 하도록 유도한 거 같다. 역시 한예종 교수는 다르구나...


나는 컨텐츠를 잘 소비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이렇게 판단내렸다. 책도 소비안하는데 그 중에서 소설책은 더 소비안한다. 영화도 잘 안 보고 애니도 안 보고 만화책도 안 보고 등등등... 하지만 요약 줄거리, 결말, 밈, 패러디 같은 2차창작은 잘 소비한다. 이게 나한텐 사실상 1차 창작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역사도 좋아한다. (문학사 과학사 등등). 이 책은 저자가 한예종 문창과 교수라 머릿속에서 나오기 쉬운게 문학인걸까, 툭툭 계속 문학 이야기를 해서 좋았다. 하지만 휴먼 스테인은 안 볼거다. 저자가 여러 문학 이야기를 해서 찾아봤는데 나한테는 아직 어려운 소설들이었다. 그래도 도전한다 다음책은 헤르만헤세 - 수레바퀴 아래서. 


p167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 가와바타 야스나리(설국) 이야기. 갤주? 미시마 유키오는 빠지지않는구나. 

> 그 다음은 이세돌,알파고, AI와 소설가 이야기. > 그 다음은 고흐, 고갱 이야기. 고흐는 뭐 빠지질 않네. 저자 세대가 좋아하는 예술가인거같다. 뭐만하면 고흐가 나온다. 다자이오사무 외2인, 이세돌 알파고 이야기, 고흐이야기 모두 흔한 소재다. 이 책도 흔한 소재로 책 뒷부분을 채웠다. 에세이 특성상 어쩔수 없나보다. 아니 에세이의 문제가 아니다. 창작자의 문제다.

장기연재소설이 후반부에서 망가진다, 만화가 후반에서 망가진다(체인소맨은 과했다) 등등 그러는데 에세이도 마찬가지다. 사람(창작자) 심리가 어쩔 수 없나보다. 

이야기의 구조설계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끝부터 처음까지?) 미형인 것이 대단한 이야기와 아닌 이야기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유명한 문장들을 변형해서 패러디 문구로 썼다.(하지만 이 책 후반부에선 안나온다. 후반부를 날림으로 분량채우기 땜빵한 거 같단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나도 감상문 쓰면서 하나 생각난게 있다. 안나 카레니나 첫문장이다.

 잘 쓴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잘못쓴 이야기는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잘못썼다. 쓰고보니 별로다. 이불킥이다. 역시 저자는 대단해.



2.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 (김경욱,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