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개에 젖은 모자를 쓰고
이 고풍의 계절 앞에 서글픈 얼굴을 한다
고독한 휘파람 소리를 떨어트리고
보라빛 구름이 주점의 지붕을 스쳐간 뒤
포도엔
낙엽이 어두운 빗발을 날리고
증기선같이 퇴락한 가열을 쫓아
늘어선 상관의 공허한 그림자
바다에는
지나가는 기선이 하―얀 향수를 뿜고
갈매기는 손수건을 흔들며
피어오르는 황혼 저 멀리
하나의 눈부신 화문이 된다
이름없는 항구의 호숫가에 앉아
나는 나의 목화를 씻고
흘러가는 SEA BREEZE의 날개 위에
이즈러진 청춘의 가을을 띄워 보낸다
- SEA BREEZE, 김광균, 1939
대 광 균
조 으 다